트럼프에 시장 과민반응 영향도 있어…추세 확인하고 저가 매수 나서야
트럼프가 일으킨 바람이 환율, 원자재 시장에서 태풍이 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극단적 보호무역을 정책 기조로 내걸면서 멕시코와 브라질 통화 가치가 폭락했다. 원자재 시장에선 달러 강세로 금과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트럼프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감에 구리와 철은 급등세다. 전문가들은 추세적 변화인지 확인이 필요하며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인접국이자 북미자유무역협정국(NAFTA)인 멕시코페소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멕시코페소화는 이달 7일(현지 시각) 달러당 18.3페소였지만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8일부터 가치가 폭락하면서 14일 기준 달러당 20.70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멕시코의 값 싼 노동력이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NAFTA를 철폐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 35%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심지어 그는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는 자국 자동차회사 포드를 비판하기도 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하락 반전했다. 브라질의 주요 무역국 중 하나인 미국이 무역 장벽을 높게 쌓을 경우 브라질 경제에 부정적인 까닭이다. 브라질 헤알화는 1월 21일 달러당 4.15에서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31일 달러당 3.12까지 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헤알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11일 기준 달러당 3.40를 나타내고 있다. 계속된 무역 흑자로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브라질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셈이다.
원자재 시장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띄면서 금값과 원유가격이 하락세다.
1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217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달 2일 온스당 1308.02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로 가격이 오를것으로 예상됐던 원유 역시 달러 강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2월 인도분은 배럴당 43.39달러로 지난달 19일 배럴당 51.60달러에서 15% 떨어졌다.
반대로 구리와 철강석 가격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임기 내 1조달러대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는 공약 영향이 컸다. 올해 1월 15일 파운드당 1.9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지난달 24일 파운드당 2달러로 소폭 상승세였다. 하지만 12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미국 대선 후 폭등하면서 14일 기준 파운드당 2.5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도 트럼프발 수요 증가 기대감에 톤당 72.13달러로 지난달 대비 10%가량 상승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함에 따라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추세가 확인되면 관련 상품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이 이에 대해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이 간극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며 “예컨대 브라질 환율의 경우 트럽프발 악재와는 달리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있고 올해 사상 최대 무역 흑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환율에서 상승 추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