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 규제로 국내 업체들 반사이익 누려
최근 국제 석탄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폴리염화비닐(PVC) 생산 업체들이 큰 수혜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톤당 720달러였던 PVC 가격은 11월에 톤당 900달러선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PVC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의 가격의 뺀 값)도 톤당 4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PVC는 전선피복이나 필름시트, 전자기기 등에 쓰이는 대표적인 범용 제품으로 그간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발표한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핵심’전략에서 PVC를 구조조정이 필요한 4대 품목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PVC를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110만톤 가량을, 한화케미칼은 9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과 달리 국내 PVC 생산 업체들의 수익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PVC 수익 개선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 PVC 생산방식은 석탄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카바이드공법과 원유에서 추출한 에틸렌 기반의 에틸렌공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중국 기업들은 카바이드공법을 사용하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에틸렌 공법을 사용한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석탄 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엔 석탄 채굴 조업일수를 연 330일에서 276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석탄(유연탄)의 톤당 가격은 지난 4월 50달러 선에서 11월에는 11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즉 석탄으로 PVC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 반면,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유를 기반으로 한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인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한 한화케미칼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증가한 204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도 2조3856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6.4%가 늘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실적 개선과 관련해 “PVC, 가성소다 등 주요 제품들의 가격 상승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PVC의 경우 3분기 급등한 석탄 가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을 원료로 한 중국 PVC의 원가 상승이 중국 PVC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에틸렌 기반의 PVC를 만드는 한화케미칼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급등한 석탄 가격은 중국 정부의 생산 확대 노력 등으로 안정화되겠지만 2020년까지 석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한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석탄을 기반으로 한 중국 PVC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반면 에틸렌을 기반으로 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