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론 트럼프 정책 관련 발언 주시…국내에선 촛불정국 투심 확인 필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14~18일) 증시에도 정치인 이름이 자주 오르내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업종별 유불리를 따지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 정국으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 시선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우선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5.36% 상승한 18847.66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0% 오른 2164.45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78% 높아진 5237.11에 마쳤다. 다우지수는 2011년 12월 이후, S&P 500 지수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 전망보다 부정적 전망이 더 우세하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 기조가 극단적 보호무역임을 감안했을 때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다른 수출 위주 신흥국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10일 1.4% 하락한 데 이어 11일 2.6%가량 급락했다. 미국 수출이 많은 멕시코 증시는 지난주 4% 폭락했다. 트럼프의 미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공약에 수혜 국가로 꼽혔던 베트남 증시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업종별로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약품 업종은 미국 의약품 규제 완화 기대감이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코스피에서 의약품 업종 지수는 이달 9일까지만 하더라도 하락 추세였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2거래일 연속 9.21%, 2.51%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의약품 업종은 기대 수익률에 대한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이 외에도 미국 인프라 관련 건설주, 정유주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정치 문제가 국내 증시를 압박할 전망이다.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모인 12일 광화문 촛불 집회 이후 정국이 급격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 사정당국의 칼날이 정계뿐만 아니라 재계까지 겨눠지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를 비롯 외국인 투자자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을 보고 쉬었다 가자’는 투자 심리가 확산될 여지가 큰 것이다. 실제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393억원, 504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14일 코스피 역시 이러한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날 지수는 1.50포인트(0.08%) 내린 1982.93으로 출발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4.27포인트(0.22%) 내린 1979.9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0.77포인트(0.13%) 오른 보합세를 보이며 힘겨루기가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