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명이 상장 계열사 주식만 1000억원대 보유…형제경영 두산 GS에 특히 많아

박정원 두산회장이 지난 9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자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사진=뉴스1

 

재벌 총수일가 중애서 미성년  43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합계는 1000억원에 달했다. 형제경영을 하는 그룹 내에서 주식을 보유한 총수일가가 많은 편이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기업집단별 미성년자(친족) 주식 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이들 미성년 총수일가 43명은 16개 그룹에 분포돼 있다. 지난 4월 기준 대기업집단 중 45곳에서 총수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총수가 있는 그룹 3곳 중 1곳에서 미성년 친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는 모두 37곳으로 상장사 20곳, 비상장사가 17곳이었다. 보유 주식 중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8일 기준으로 1019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23억원이 넘는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셈이다.

 

그룹별로 총수 일가 중에서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가장 많은 곳은 두산이다. 두산에선 7명의 미성년 총수 친족이 상장 및 비상장 주식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상장사인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주식을 총 31억원어치, 비상장 계열사인 네오홀딩스 지분 0.19%(2만5966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형제경영을 하기 때문에 총수일가 중 미성년 주식 보유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취임으로 두산은 4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앞서 두산가(家) 3세들은 돌아가며 그룹 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도 총수일가 3~4세 다수가 주요 계열사의 핵심 보직을 담당하고 있다.

    

두산에 이어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총수일가가 많은 그룹은 GS이다. GS 역시 형제경영을 하는 그룹이다. GS그룹에선 미성년 총수일가 중 5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상장사 GS와 GS건설 주식 737억원어치와 비상장 계열사 5곳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LS에서는 미성년 3명이 LS와 예스코 주식 33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KCC는 미성년 1명이 110억원어치의 KCC 주식을 보유했다. 동국제강에서도 미성년 친족 1명이 동국제강, 인터지스 주식 29억원과 비상장 계열사인 페럼인프라 지분 0.08%(2만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대림, 롯데, 세아, CJ, OCI, 중흥건설, 태광, 하림, 한국타이어, 현대산업개발, 효성 등도 재벌 오너의 미성년 친족이 상장·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 의원은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 친족이 주식을 보유한 것이 불법은 아니다"면서도 "총수가 미성년 친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이 절세라는 편법으로 쓰일 수 있고 총수일가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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