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광고업체 지분강탈 관여의혹 집중 추궁…미르·K스포츠 기금 출연 관련 재조사 가능성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검찰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12일 오전 귀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1일 오후 7시부터 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차씨에 이권을 챙겨주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 수사에서 대기업 총수가 검찰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르, K스포츠재단 관련 모금과정에서 대통령과 독대 의혹을 받는 기업들 가운데 포스코가 최초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권 회장은 차은택 감독과 송석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지분을 강탈한 광고업체 포레카의 매각을 최종 승인했다.
검찰은 매각 결정이나 실무 과정에 차씨나 최씨가 영향력이 있었는지, 청와대 쪽의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2014년 3월 지분 100%를 가진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했다. 그해 말에는 중견 광고대행사 A사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차씨는 측근들을 동원해 A사 한모 대표에게 포레카를 인수한 뒤 지분 80%를 넘기라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성각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두 여기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매각 과정에서 불법행위나 차씨의 전횡을 묵인·방치한 정황이 드러나면 권 회장의 신분도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49억원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 권 회장이 다시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K스포츠재단의 배드민턴단 창단 비용 요구 문제나 2014년 회장 선임 당시 최씨 등 비선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 등도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