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개발로 승부수

할인점(이하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 투톱이라 할 수 있는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미래 전략이 서로 다른 행보를 띄고 있다. 롯데마트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출점에 눈을 돌렸다. 이마트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자체 브랜드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김종인 대표, 이마트는 이갑수 대표가 선장을 맡아 각 사업을 이끌고 있다. 

 

대형마트 산업은 1993년 신업태로 도입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996년 유통시장이 개방돼 외국 대형할인점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졌다. 월마트, 까르프, 코스트코 등이 대표적이다. 초창기 창고형 마트는 대량구매, 대량진열, 저마진의 고회전, 셀프서비스 등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이끄는 새로운 쇼핑 문화를 형성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한국 현지화와 출점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외국계 대형마트들이 줄줄이 한국기업에 인수 합병되면서 지금의 대형마트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대형마트는 초기 출점 비용이 크고 다점포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상당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위주로 시장구조가 형성됐다. 현재는 롯데마트, 이마트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 해외로 시장 넓히는 롯데마트
 

사진=시사저널e
롯데마트는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국내 시장 저변을 넓혔다. 1998년 강변점을 시작으로 현재 11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완구전문점인 토이로저스와 제휴 계약을 맺고 전문 특화매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국내 할인점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중국에 116개 점포, 인도네시아 44개 점포, 베트남에 1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출점 규모가 117개 점포인 국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2017년까지 글로벌 점포 300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중국에서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8개 점포, 같은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점을 인수해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중국내 시장 장악을 위해 대형마트 타임즈를 인수하면서 점포를 확대했다. 이달 10일 인도네시아에서는 44번째 점포를 새로 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을 전략적 진출 국가로 보고 공격적인 출점과 현지화 계획을 세웠다. 베트남의 급격한 물가인상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대형 할인점이 승산 있다는 계획에서였다. 이에 2008년 베트남 남사이공점에 1호점을 내며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2011년 외국 기업의 단독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여건이 개선된 것도 한 몫했다.

공격적인 투자와 해외 출점이 지속되고 있다보니 아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 적자 폭이 지난해 대비 100억원 가량 축소되고 있다. 이에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 대형마트 사업이 부진했던 것은 맞지만 급격한 훼손 완화와 함께 해외적자가 완화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마트 원가 절감, 브랜드 파워로 승부

사진=시사저널e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L·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하여 생산한 상품에 자사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으로 PB(Private Brand) 상품이라고도 한다)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비용구조의 효율화를 위해서다.

이마트의 PL 브랜드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데이즈, 몰리스, 센텐스와 메종 티시아 등 이다. 피코크는 지난 2013년 출시한 원조 PL브랜드다. 피코크의 경우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270억원, 올해는 16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어 지난해 출시한 노브랜드는 출시 1년 6개월만에 상품수를 800개까지 늘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당초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군 올해 매출 목표를 10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지난달까지 11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이미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피코크는 유통채널의 경계까지 허물고 있다. 기존 PL브랜드는 자체 유통 계열사에서만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피코크의 경우 신세계 그룹 내 뿐 만 아니라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타 유통채널도 입점했다. 쿠팡과 롯데홈쇼핑을 시작으로 최근 옥션과 지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가 이마트 자체 브랜드라는 한계를 넘어우수한 상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상품 공급 확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양성할 계획”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업체에 상품공급을 적극 확대에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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