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수분크림 제작 서비스 체험기

명동 라네즈 매장의 마이 워터뱅크 크림 제작을 위한 상담장소. / 사진=정윤형 기자

 

 

각자 피부색이나 유·수분 상태 등에 따라 제작되는 맞춤형 화장품이 각광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립스틱을 만들어주는 ‘마이 투 톤 립바’에 이어 맞춤형 수분크림을 만들어주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 워터뱅크 크림은 고객들의 피부 진단을 통해 피부 타입에 맞는 수분크림을 현장에서 직접 제작해주는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1일 새로 문을 연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3층의 스파클링 뷰티바에서 이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자는 11일 아침 11시 마이 워터뱅크 크림 체험 첫 고객으로 라네즈 매장을 찾았다. 이 체험은 100% 예약제로 하루 10명의 고객만 받는다. 매장 3층으로 올라가면 마이 워터뱅크 크림과 마이 투 톤 립바 상담을 위한 공간이 있고 그 옆 한켠에는 ‘MY LANEIGE LAB'이라는 화장품 제작 공간이 있다.

상담하기 위해 의자에 앉으면 피부 타입을 진단하기 위해 광대 부분의 메이크업 일부를 지운다. 그곳에 준비되어 있는 클렌징워터를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닦아냈다. 맞춤형 수분크림 서비스 첫 날이라 그런지 상담 도중 옆에선 해외지사에서 온 관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다.

메이크업을 지우고 피부 본연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선 10분 간 기다려야한다. 10분 동안 내 피부상태나 생활습관 등에 대해 직원과 상담하고 태블릿 화면에 해당되는 사항을 하나씩 체크한다. 상담을 통해 평소 피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상담을 해주는 분은 기존에 메이크업 공부를 해온 분으로 투 톤 립바 클래스를 진행하다가 이번 수분크림 제작 상담을 맡게 되었다고 했다.

 

 

피부 유수분 측정 기기. / 사진=정윤형 기자

10분이 지나면 내 피부의 유·수분값을 측정한다. 유분값은 필름지로 수분값은 기계로 측정해 이 측정값을 바탕으로 화장품 제작에 들어간다. 기자의 수분값은 49%, 유분값은 37%였다. 평소 피부 유·수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기계로 정밀하게 측정하니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다.

 

피부 유·수분값 측정 후 직원은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수분크림 제형을 추천해준다. 손등에 테스트해보고 마음에 들면 그대로 옆 제조실에서 맞춤형 화장품 제작에 들어간다. 즉석에서 화장품 제작에 들어가며 소요 시간은 10~15분이다. 제조실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전문적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담당자 한 분이 바로 제작에 들어간다고 한다.

 

약 10분 후 제작된 맞춤형 수분크림. 피부 타입에 맞는 내용물과 원하는 문구를 새긴 케이스. / 사진=정윤형 기자

약 10분 후 받아본 맞춤형 화장품은 딱 ‘나만의 것’ 이란 단어가 어울렸다. 화장품 제작 전 부탁한 문구도 화장품 뚜껑위에 새겨준다. 이름과 제조날짜가 새겨진 케이스와 내 피부타입에 꼭 맞는 내용물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화장품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기존에는 화장품 케이스에 이름을 새기거나 원하는 색깔의 아이섀도를 모아 케이스에 꽂아놓는 게 ‘나만을 위한 화장품’의 전부였다면 요즘은 내용물 제작까지도 고객에 맞게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 화장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서비스하는 맞춤형 화장품 체험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마이 투톤 립 바 서비스 경우 매달 80%정도 예약이 찬다”며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받는데 간혹 중국인 관광객도 예약을 통해 이 서비스를 체험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니라 다른 화장품 기업들도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연내에 개인 피부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각 기업들이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맞춤형 화장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개선한 덕이다. 지난 3월 식약처는 고객의 요구에 맞게 즉석에서 기존 화장품에 색소, 영양성분, 향료 등을 혼합하는 맞춤형 화장품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당시 식약처 측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화장품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러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후 6월 식약처는 맞춤형 화장품 판매를 허용하며 사업 활성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7월에는 개인 피부 상태 측정 자료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맞춤형화장품을 개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히며 사업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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