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4국 인구 4억 7000만 달해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베트남 거점 삼아 공략 본격화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을 포스트차이나의 거점 시장으로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또 최근에는 미얀마에 식용유 공장을 만들어 본격 진출을 시작했다. 사진은 8일 완공된 CJ제일제당 미얀마 공장 모습. /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거점 노릇을 할 베트남에는 사료 원료 공장을 만들어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인근 미얀마에서도 최근 식용유 공장을 완공했다.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새 수출영토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일 CJ제일제당은 사료원료 ‘발효대두박’ 베트남 공장을 완공해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또 미얀마에는 국내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유지(油脂) 공장을 완공하고 1조원 이상 규모의 현지 식용유시장을 노리고 있다.

발효대두박은 콩기름을 생산하고 남은 콩 부산물을 발효시킨 후 효소분해와 건조 공정을 거쳐 만드는 사료 원료다. 주로 양돈, 양어, 양계 사료의 원료로 사용된다.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발효대두박은 청국장균을 넣고 독자적인 발효 기술로 만든다. 단백질보다 체내 흡수가 더 잘되는 아미노산 성분인 펩타이드(peptide) 함량이 중국산 제품보다 두배 가량 높다고 알려져있다.

발효대두박 공장은 베트남 남부 붕따우성에 설립됐다. 생산규모는 연간 2만6000톤 규모다. CJ제일제당 측은 첫 해외 발효대두박 공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트남은 태국에 이은 동남아 2위 규모 발효대두박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규모를 15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매출액 목표는 연간 500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을 포스트차이나의 거점 시장으로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베트남 인구는 9430만명으로 세계 14위 수준이다. 인근에는 인구 2억 5300만명(세계 4위)의 인도네시아와 6800만 인구를 가진 태국(세계 20위), 5630만 인구의 미얀마(세계 24위)도 있다. 네 국가만 합쳐도 4억 7000만 인구시장을 갖춘 셈이다. 이중 베트남이 거점 노릇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인근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면 비관세 혜택을 받게 되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가 고속성장 급행열차를 탔다는 점도 시장진출을 촉진하는 배경이다. 베트남은 201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를 넘나들고 있다. 같은 기간 세계평균 대비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외국자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국내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50조원에 이른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들어선 한국식 디저트 매장. 베트남 현지에는 이와 같은 한국식 프랜차이즈, 외식 매장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 사진=고재석 기자

이 같은 분위기를 등에 업고 CJ제일제당은 2월 베트남 1위 김치업체인 ‘옹킴스’를 인수했다. 또 9월에는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현지 식품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제일제당 측은 가공식품 분야 현지 업체와 손잡고 투자도 확대해 시장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미얀마 진출 배경도 같은 맥락에 있다. 미얀마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8%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은 미얀마 현지에 식용유 공장을 8일 완공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Yangon)에 조성된 틸라와 경제특구(Tilawa SEZ)에 들어선 공장은 대두유, 해바라기유, 팜유, 혼합유 등 가정용 식용유 제품을 연간 2만 톤까지 생산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얀마 식용유 시장은 약1조30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아직 현지에서 직접 식용유를 생산하는 기업이 없다. CJ제일제당 공장은 미얀마에서는 처음으로 자동화 현대식 유지 공장의 틀을 갖췄다. CJ제일제당 측은 2020년까지 1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김진현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은 “CJ제일제당의 사료원료와 식용유 사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은 우리 고유의 기술로 만든 제품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성장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선점효과를 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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