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저우성에 빅데이터센터 구축…시스코 등 ICT 전문기업과의 협업 ↑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 구축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중국 현지 스타트업 및 세계적 전문기업들과의 정보통신(IT) 기술개발 협업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개발에 가속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8일(현지시각)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시 국제생태회의센터에서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서기와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를 공식 체결했다.
현대차는 구이저우성 내 '빅데이터 산업 특화 국가급 신구'인 '구이안신구(貴安新區)'에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국가급 신구란 중국 최고 국가행정기관인 국무원이 관할하는 지역이다. 국가급 신구로 지정되면 중국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정책을 받게 된다.
중국 정부는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를 빅데이터 종합시범특구로 선정하고, 입주 기업에 토지, 금융, 세금 등 각종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구이저우성은 빅데이터를 새로운 경제 성장엔진으로 발전시키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커넥티드카 등 미래자동차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인허가 절차와 입주 준비, 각종 인프라 구축 등을 거쳐 내년 6월경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향후 중국 내 차량정보와 각종 소셜 데이터를 모아 자산화하고, 이를 활용해 중국 소비자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구이안신구 빅데이터 단지 내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존과 바이두 등 글로벌 ICT 업체들이 바로 인접해 있다. 첨단 IT 정보와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용이하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 셈이다.
현재 구이저우성은 중국의 빅데이터 응용 산업의 국가 표준을 제정하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구이저우성이 교통 및 자동차 부문 빅데이터 표준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 특구 내 유일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가 협업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중국 빅데이터센터에 이어 향후 글로벌 주요 지역에도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현지 차량 및 교통 정보를 포함해 각종 소셜 데이터 등을 신속, 정확히 모으고 분석하기 위한 차원이란 게 사측 설명이다.
현대차는 3년 전 이미 국내에 빅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했다.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조직을 구성,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활용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글로벌 전문기업들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방식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사와의 협력도 이 같은 계획 일환이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시스코 척 로빈스(Chuck Robbins) CEO는 8일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내 한 호텔에서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했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는 정보통신 분야(ICT) 글로벌 리딩 기업이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차량 내부에서 이뤄지는 데이터의 송수신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가 개발하려고 하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기존 차량 네트워크 대비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들과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미래 커넥티드 카의 기초 인프라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의 확보와 함께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 카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 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외부의 수많은 정보를 유의미한 정보로 재생산해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다“며 “중국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뿐 아니라 IT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