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포스코 광양제철소 방문…공급과잉 품목 설비 감축·고부가가치 분야 투자 확대 요청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산업단지공단 여수·광양지사 회의실에서 '여수산업단지공단 석유화학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산업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철강과 석유화학업체들을 만나 공급과잉 품목 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분야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9월 범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이번에 마련된 방안에도 불구, 업계가 사업재편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직접 현장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형환 장관은 9일 롯데케미칼과 포스코 공장이 있는 여수·광양지역을 찾아 지난 9월 발표한 철강·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후속조치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주 장관은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석유화학협회 회장) 등 철강·석유화학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주 장관은 오전 열린 여수산단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서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눌언민행(訥言敏行)’을 언급하며,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과잉 품목들의 사업 재편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선제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며 “업계의 자발적 사업 재편에 대해 정부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을 활용해 금융, 세제, 절차 간소화 등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롯데케미칼은 고부가제품 개발과 해외사업 확대, 공급과잉품목 사업재편 등에 2018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인 테레프탈산(TPA)을 생산하는 한 업체도 기활법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주 장관은 권 회장과 공급과잉품목 설비조정, 고부가 철강재, 경량소재 투자계획 등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주 장관은 “강관업체인 하이스틸이 기활법 적용 승인을 받은 이후 대표적인 철강 대기업도 노후설비 매각과 고부가 투자에 대한 기활법 신청을 준비하는 등 철강업체들의 사업재편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회장은 “후판 수요 급감에 대응해 고급 후판 비중을 확대하고 조선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보면서 후판 1개 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라며 “미래차와 항공기 등의 핵심 소재인 타이타늄과 마그네슘 등 경량소재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에 2021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리협정 비준 등 국제적 온실가스 규제 완화로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의 14%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민관 합동의 대책 마련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에 대해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획기적 저감이 가능한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