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중 직원·영업점 수 가장 적어 업무 부담 최고…1인당 생산성 국민은행의 2.5배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하지만 이는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보다 직원 수와 영업점 수가 가장 적어 상대적으로 직원 생산성이 높게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직원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내려다보니 은행 업무 강도가 다른 은행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비교해본 결과 직원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신한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4700만원이다. 이어 우리은행 8500만원, 하나은행 7300만원, 국민은행 5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직원 생산성은 국민은행과 비교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이익과 수수료 등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을 더한 영업이익에서 인건비,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금액을 직원수로 나눈 것을 말한다. 통상 직원 생산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이 높게 나온 이유는 신한은행 직원 실력이 다른 은행보다 뛰어나다는 의미로 보기 힘들다"며 "영업이익이 비슷한 상황에서 직원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은행이 인건비 등 기업 유지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얼마나 줄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한은행 영업이익은 국민은행보다 떨어진다"며 "신한은행이 몸짓 줄이기에 성공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적은 숫자로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해 직원을 옥죈다는 비판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분기 4대은행 영업이익을 보면 신한은행보다 국민은행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국민은행 영업이익은 4조3200억원이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적은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 3조7000억원, 하나은행 1조5100억원 순이다.
신한은행 직원 수는 국내 4대 은행과 비교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에는 은행원 1만4526명(상반기 기준)이 일하고 있다. 이에 반해 리딩뱅크 라이벌 은행인 국민은행은 2만429명 직원이 있다. 신한은행보다 5900명 이상 더 많다.
신한은행 직원 수는 우리은행(1만5683명), 하나은행(1만5194명)과 비교해도 적게 나타났다.
신한은행 지점수도 다른 은행보다 적었다. 은행이 지점을 줄이면 당장 매각이익이 생기고 비용에서 큰 부문을 차지하는 판매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891개 국내지점(출장소 등 포함·상반기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 숫자가 900개 이하로 떨어진 유일한 은행이다. 국민은행(1122개), 우리은행(932개), 하나은행(919개)과 비교해도 지점 수가 적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은행들이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는데 신한은행이 비용절감과 영업환경 변화를 선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적은 직원 수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업무를 분담해야 하는 수준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