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활용 논의도 한발짝 나아가
2016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열쇳말은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파리기후협약 이후로 에너지업계 관심은 신재생에너지에 몰렸다.
8일 코엑스 제1전시관에서 '2016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이 열렸다. 산업자원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했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박람회에는 총 274개 기업이 참가한다.
참석자를 잡아끈건 단연 ESS와 태양광발전이다. 태양광발전이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설치도 간편하고, 비용도 적어서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9월, ESS를 활용한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5.0를 부여하기로 했다.
현재 연간 500메가와트(㎽) 이상 발전설비 용량을 갖춘 발전사는 매년 발전량 중 5%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한다. 발전사는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인증서를 구매해 의무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가중치가 있는 REC를 구매한다면 할당량을 채우기가 쉬워진다.
ESS는 에너지저장장치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다. 계절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시 고시도 ESS 시장이 활성화하는데 한몫했다. 2015년 10월, 서울시는 영업시간이 지나면 모든 간판을 꺼야한단 고시에 예외조항을 만들었다. 낮에 ESS에 저장한 전기로 밤에 간판을 돌리면 허용한다는 규정이다. ESS 부스엔 분주히 태양광업체와 바이어가 드나들었다. ESS 생산업체 성훈하이텍주식회사 이우진 경영관리부장은 "영업시간이 짧은 은행업계에서 밤에도 간판을 돌리기 위해 ESS를 알아보고 있다"라며 "내일도 은행에서 구매상담을 하러 온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ESS는 일본과 독일에서 인기가 많다. 일본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때 발생한 대규모 단전 때문에 가정용 발전수단 수요가 높아졌다. 독일은 신기후체제에 적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고 있다. 한 ESS업계 관계자는 "비상발전수단과 재생에너지 저장수단 수요가 늘어나면서 ESS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소에너지사업자가 틈새시장인 자가발전과 ESS를 노린다면, 대기업은 연료전지시장과 발전사업을 노린다. 포스코에너지는 2.5㎿급 대형 연료전지와 300㎾급 소형 연료전지를 내놓았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물로 합성될 때 생기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에너지원이다. 바다에 무한한 수소를 활용할 수 있어 꿈에 에너지로 여겨진다. 또 연료전지는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설비 부피가 작다.
그러나 수소시대는 아직 멀었다. 이에 두산퓨얼셀은 수소대신 도시가스를 이용한 연료전지를 선보였다. 도시가스는 탄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4개로 이뤄진 천연가스다. 이를 분해해 얻은 에너지와 열로 전기와 난방열을 생산하는 원리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수소에너지 활용 효율이 높아지는 시대가 오면 연료전지 시장은 더 커질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시장에서는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한국본부와 한국에너지재단이 주최한 '신기후체제와 에너지산업의 미래'라는 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다. 시게루 무라키 WEC 아시아지역 부회장은 수소 활용법으로 '암모니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한개와 수소원자 3개로 이뤄진 화합물이다. 암모니아는 탄소 없이 연소가 가능하다. 시게루 부회장은 "일본에서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전기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암모니아로 신기후체제를 열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프 프레이 WEC 사무총장은 '복원'이란 말로 신기후체제 도입을 적극주장했다. 프레이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있다"라며 "오염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만큼, 자연 고민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박주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한국은 자원은 적지만 기술과 제조업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라며 "미래에너지기술 개발 도전으로 기술에너지부국을 꿈꿔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