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 점유율 이라크서 2위…4년간 300% 성장한 신 시장에 빨간불
이라크가 지난달 주류 수입 금지 조처를 실행하면서 한국 주류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주류 업체들은 이라크 수입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주류업체는 지난 4년간 이라크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을 눈에 띄게 높였다. 탄력 받은 신(新)주류시장이 이대로 제동에 걸릴지 주목된다.
7일 코트라 바그다드무역관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는 주류 수입 및 제조·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승인했다. 음주를 금지하는 이슬람 교리에 따른 조치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달 22일 ‘2017 세금 및 예산안’을 통과하면서 주류 금지법도 함께 포함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소수종교인(기독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등법원에 위헌 여부 판단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예정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 의회서 의원수가 가장 많은 시아파 법치국가연합이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행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류업계는 아쉬워하는 모양새다. 이라크는 주류분야서 새롭게 뜨고 있는 시장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ITC(International Trade Center)가 공개한 ‘이라크 맥주 수입동향’을 보면 한국 맥주 수입액은 4년간(2012~2015) 300% 넘게 성장했다.
2012년만 해도 한국산 맥주가 이라크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았다. 그해 한국 맥주는 199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이라크 맥주 시장서 점유율 5.32%다. 지난 4년간 한국 맥주는 이라크 시장에서 최대 60%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25만 7000달러다. 현재 이라크 맥주 시장에서 한국맥주 점유율은 26.4%로 터키(55.8%) 다음으로 높다.
하이트진로는 이라크 시장에서 지난 2년간 각각 186만 달러, 16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라크 내 수입맥주 업체 중 3위 수준이다.
관세청 통관지원국이 공개한 ‘최근 3년간 국가별 맥주 수출액 및 증감률’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시장에서의 매출성장세가 오롯이 드러난다. 2013년 점유율 8위였던 이라크는 2016년(1~7월)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라크 수출 점유율은 홍콩(41.6%), 중국(22.9%) 바로 뒤(8.6%)에 자리했다.
맥주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출액은 8445만5000달러로 1년 전(7318만 달러)보다 15.4% 증가했다. 점유율 3위 이라크의 주류 판매 금지법이 수출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부분이다.
현지 전문가는 이라크 주류 수입업체·판매업체·운송업체가 반발할 것이라 예상한다. 또 법안이 적용되지 않은 도시에 주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현주 바그다드 무역관은 “현지 수입 바이어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경우 이 법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쿠르디스탄 지역 내 주류 수입 및 판매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