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대가성 의혹 불거져…특허권 심사 앞두고 역풍 직면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에 도전하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행보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그룹이 출연금을 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가성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탈환이 유력시되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강력한 역풍에 직면하게 됐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롯데와 SK그룹은 최순실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에서 100억원대에 달하는 출연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두 111억원, 롯데그룹은 45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또 별도로 70억원을 냈다가 돌려받았는데 이 출연금까지 합칠 경우 1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연일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8일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선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 = 시사저널e

일각에서는 이 비용이 면세점 사업권 탈환을 위한 대가성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 업체가 출연금을 낸 시기와 면세 사업권 탈락, 특허 추가 등의 시기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롯데와 SK는 각각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을 두산과 신세계에 내줬다. 두 업체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시기는 1~3월 사이로 파악된다. 이후 4월, 정부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4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반대여론을 불사하고 면세점 추가 계획을 강행해 두 기업을 구제해 주려는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두 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 탈락하면 사실상 회생 기회가 없는 셈이다. SK의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탈락후 6개월간 연장 영업을 하다 지난 5월 영업을 종료했다. 올해 신규 면세점 사업권 취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3차 입찰에서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사실상 면세점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역시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알짜배기 지점을 놓칠 위기다. 신규 특허 취득에 실패할 경우 월드타워점의 운영 문제에 대한 경영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그룹의 출연금과 면세점 사업은 무관하다”며 “파장이 확산되고 여러 기업과 산업에 얽혀 있다보니 나오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워커힐 호텔 내 매장은 공사까지 완료하고 비워둔 상태”라며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할 상황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4곳(대기업 3개ㆍ중소중견 1개), 부산 1곳, 강원 1곳 등 총 6곳에 달하는 신규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 취득의 최종 승자는 12월13일 전후에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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