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 영향…12월까진 관망세 지속할 전망
국내 펀드 투자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향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하는 MMF 설정액을 늘린 요소가 됐다. 관망하자는 투자자 심리는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MMF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주일동안 MMF에 3조921억원이 몰렸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에 1260억원이 빠져나갔고 해외주식형 펀드에 890억원이 이탈한 것과는 대조된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용도로 활용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투자 대기성 자금을 늘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하면서 국내외 투자자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이 최 씨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나오면서 투심이 요동쳤다. 이로 인해 지난주 2000대였던 코스피가 198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최 씨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는 것도 시장 참여자의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투자자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 대선 TV토론 이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낙승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증시도 이에 따라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힐러리 후보 e메일에 대해 재수사 방침을 밝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7일(현지 시각) 이 사건은 무죄로 결론났지만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접전지에서 역전하는 등 상황은 혼전 양상으로 번졌다.
‘불확실성을 피하자’는 투심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연초부터 끌어온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서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연준은 금리 인상의 기준치로 제시한 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하고 있다며 12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며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여부라는 또 다른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얼어붙은 투심은 연말까지는 지속할 전망”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