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등기임원 등재 자체가 전문 경영인 직무 수행에 도움된다" 주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 7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영장을 발부한 후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스1

8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딸이 지난 4일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어머니의 무혐의를 주장해 향후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신 이사장은 자신이 실소유주인 BNF통상 등에 실제 근무하지 않는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려놓고 임금을 지급해 회사자금 4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신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 롯데호텔 상무는 BNF통상 등으로 받은 급여가 ‘공짜’로 받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우선 B사가 100% 가족 회사인 만큼 가족들이 이사나 감사로 등재되는 자체가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오너 일가의 존재만으로도 전문 경영인의 비위 예방과 성실한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될수 있다는 취지다.

장씨는 "당연히 그런 생각으로 등기이사에 올려둔 것"이라면서 이들 회사에서 감사를 진행하는 등 실제 업무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B사는 브랜드 영업을 하는 회사라 어떤 브랜드를 접촉해 도입하고 관리, 운영하는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거기에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등기이사로 오른 2002년 이후 연간 100억원대이던 회사 매출도 20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후엔 50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또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 면세점 내 매장 위치 변경을 도와주고 뒷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한모씨와 친분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장씨는 "한씨가 6∼7차례 사업 제안을 했지만 황당한 사업 제안이었고 구체성이나 수익성있는 사업이 하나도 없었다"며 "아무도 한씨를 신뢰하지 않았고 그분 얘기를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 한씨를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다만 "당시 어머니는 한씨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한씨가 신 이사장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사례를 하겠다고 전화가 왔을 때도 "너무 뜬금없고 난데 없는 통화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 위치를 변경해 준 대가로 '뒷돈'을 받은 게 없다는 취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신 이사장이 신청한 보석 청구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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