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영업이익 늘고 동국제강은 흑자전환…전 세계적 철강 불황속 ‘선방’

국내 철강업계 '빅3'가 양호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이른바 철강 ‘빅3’의 3분기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이들 빅3는 세계적인 철강 불경기 속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맏형 포스코 4년만에 1조 클럽 복귀
 

철강업계의 맏형 격인 포스코는 2012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복귀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의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6조1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6% 늘어난 8524억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67.2% 증가한 5790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및 솔루션 마케팅 판매량 확대, 철강가격 상승,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상승한 14.0%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래 20분기만에 최고 수준이다.

포스코는 연결기준에서도 매출 12조7476억원, 영업이익 1조343억원, 순이익 475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법인 수 감소로 0.9% 줄었다. 하지만 철강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실적이 다소 나아지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2.4%와 115.6%가 늘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9% 줄고 영업이익은 58.7% 늘었다. 순이익은 658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3분기 호실적 이유로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품목인 WP 제품 판매 호조 등을 꼽는다. 여기에 해외 철강 법인의 호조가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54개 계열사와 44건의 자산을 정리 또는 매각해 총 98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올해도 9건의 계열사와 8건의 자산 구조조정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24건, 내년에도 27건의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여기에 WP 제품 판매 증가도 포스코 호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WP 제품은 세계에서 포스코만 단독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월드퍼스트(World First),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월드베스트(World Best), 고객 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높은 월드모스트(World Most) 제품을 통칭한다. WP제품은 일반제품에 비해 이익률이 10%가량 높으며, 대표적인 WP제품은 자동차강판이다.

포스코는 이번 3분기 WP 제품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9만9000톤 늘어난 403만8000톤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스코의 WP제품 판매 비중은 48.1%가 됐다. 포스코는 내년 1분기중 WP 판매비중을 50%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철강 법인의 호조도 연결기준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 철강 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148%가 늘어난 1323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이같은 실적호전을 토대로 연결 부채비율이 70.4%로 낮아졌다. 이는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별도 부채비율도 16.9%로 창업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처럼 재무건전성이 향상되면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aa2부정적에서 Baa2안정적으로 상향시켰다.

◇현대제철, 계절적 비수기에도 양호한 성적
 

현대제철도 포스코만큼의 호실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634억원, 영업이익 3562억원, 순이익 30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4조834억원)은 0.5%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3308억원)은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8.1%에서 8.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도 261억원에서 3007억원으로 1050.7% 대폭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와 17.6%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전분기 대비 경영실적이 다소 감소한 이유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이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점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세계적 철강경기가 불황을 지속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양호한 성적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원화 강세에 따라 외환손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으로 지난해 말 96.9%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올 3분기 88.9%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현대제철의 실적개선과 재무건전성이 향상되면서 신용등급이 기존 ’Baa3‘에서 ’B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현대제철에 대해 “차입금의 지속적인 감소와 대규모 투자의 완료로 현금흐름이 양호하다”며 “향후 1~2년간 재무건전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상향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자동차강판을 양대 축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현금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 노력으로 4분기 연속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동국제강, 안정기 접어들어

동국제강도 안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동국제강은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 2014년 6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뒤 구조조정 작업을 벌여왔다. 이후 동국제강은 지난해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수익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체질 개선을 벌였다.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했고 후판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국제종합기계 등 비핵심 계열사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러한 강도 높은 구조정을 통해, 동국제강은 2년 만인 지난 6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조3793억원, 영업이익 7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8.7% 줄었지만 순이익 규모는 42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49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경기 침체 장기화, 원료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매출과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선제적 구조조정 이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구조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의 재무 안정성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은 2.5로 지난해말 1.05에서 두배 이상 개선됐다. 아울러 3분기에만 148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올해 3200억원 상당의 차입금을 감축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최고로 높았던 2013년 179.5% 대비 45%포인트 낮아진 134.5%를 기록했다. 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462억원을 확보해 재무건전성이 크게 호전됐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