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액 상반기 11조6000억원 늘어…주택경기 둔화되면 경제성장 타격 클 것
은행의 돈이 건설사 위주로 흘러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융 자원 편중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올해 1~8월 중 68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예년(2012~2015년) 1~8월의 평균 증가치 30조원의 두배 수준이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59조원도 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8월 중 46조6000억원 늘었다. 전년동기 증가폭 45조8000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집단대출액이 상반기 11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중 집단대출 비중은 12.4%였다. 은행의 돈이 가계를 거쳐 건설사로 흘러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기여도는 건설투자에 편중됐다. 올 3분기 GDP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2.7%다. 건설투자 기여도가 1.8%포인트로 내수 항목 중 기여도가 가장 높다. 기여율로는 66%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자원의 주택 부문 편중이 향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밝혔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강한 건설투자가 지속되기 위해선 주택 시장의 호조가 계속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주택 시장을 뒷받침 할 가계 사정이 어렵다.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달하고 가계소득 증가율은 정체됐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여력도 제한적이다. 주택대출 금리도 2개월 연속 올랐다"며 "주택 시장이 뒷받침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건설투자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이 늘면서 경제동력이 건설투자에 편향됐다"며 "향후 건설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기에 재정정책으로 연착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내 건설투자는 큰 폭 증가했다. 그러나 경기흐름이 부진하고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건설투자를 제약할 것"이라며 "주요 주택수요층인 35~54세 인구가 2012년부터 줄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도 2017년부터 감소할 것이다. 반면 주택공급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