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규모 7조 육박 국내최대 증권사로…1조원대 주식매수청구권 등 유동성은 부담
4일 오전 두 회사는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합병안을 승인했다. 합병비율은 피합병회사인 미래에셋증권 보통주(액면가 5000원) 1주당 미래에셋대우 보통주(액면가 5000원) 2.97주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합병해 미래에셋대우는 존속하고 미래에셋증권은 해산한다. 일정대로 진행하면 다음 달 29일 자기자본 6조7000억원(단순 합산시 7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 5월 이사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뒤 이날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하기까지 6개월여가 걸렸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지난 6개월간 두 회사의 통합 작업이 속도감 있고 철저하게 진행돼 왔다”며 “합병 완료시 업계 내에서 한층 강화된 경쟁력과 전문성을 토대로 글로벌 증권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우증권의 혼과 정신이 미래에셋에도 전파돼 우리나라에서 전무후무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가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지난 9월 사의를 표명해 이날 임시주총을 마지막으로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김국용 미래에셋대우 부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5명을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등기이사로 추천된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 마득락 미래에셋대우 부사장은 현재 맡은 업무를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가 된다.
통합 증권사명은 '미래에셋대우'로 결정됐다. 이달 7~17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을 거쳐 12월 30일 합병등기한다. 신주는 내년 1월 20일 상장할 예정이다.
다만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합병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1조원 수준으로 육박한 것으로 알려진 까닭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보유현금 및 단기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도 통합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민연금은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소액주주나 기관들도 주식매수청구권을 대거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7770원,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2만2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청구가인 미래에셋대우 7999원, 미래에셋증권 2만3372원보다 낮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