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전 기능 축소 전망 지배적…이사회가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 할 듯
이재용 등기이사 체제 이후 삼성이 어떤 식으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이룰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기능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삼성 연말인사는 갤럭시노트7 사태 및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이후 첫 인사로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된다. 이재용의 색깔을 진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향후 지주회사 전환 체제에 맞게 조직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미래전략실의 기능 변화가 특히 주목된다.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오던 미래전략실은 향후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면서 컨트롤타워 기능이 이사회 쪽으로 사실상 넘어오게 됐다. 또 삼성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될 경우 미래전략실이 현재처럼 존재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미래전략실이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 안팎에선 미래전략실이 그룹이 아닌 삼성전자 소속으로 편입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미 소속 임원들도 과거엔 다양한 계열사 인물들이 포진했었으나 지금은 전자 출신이 대다수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를 만들면 그것이 곧 미래전략실 기능을 공식화 한 것”이라며 “미래전략실을 지주회사 쪽으로 옮겨가는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후로 이미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미래전략실은 계열사를 담당하는 전략1팀과 전략2팀이 통합됐다. 비 전자 계열사를 맡았던 전략2팀 역할이 축소되면서 소속 직원 상당수가 원래 계열사로 돌아갔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이재용 부회장 스타일에 맞게 의전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비서팀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사실상 이미 기능 축소 과정에 있었다. 1959년 고 이병철 회장체제 때 삼성물산 비서실로 출발했던 미래전략실이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환경 변화와 함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과 관련해 점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도 시장의 예상보다 빨랐던 만큼 엘리엇이 불을 지펴놓은 지주회사 전환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지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