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판매 줄고 팀 쿡 리더십 흔들…올 마지막 분기 실적이 중대한 분수령 될 듯
아이폰 판매량 감소와 애플TV 사업 부진으로 애플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2011년 10월 창업주이자 아이폰을 탄생시킨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애플을 맡은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팀 쿡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잡스와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실적이 하향세를 보인데다 3일(현지시각) 주요 IT외신들이 에어팟(Airpods) 등 신제품 수급에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장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 아이폰 판매↓, 에어팟 출시 연기되며 실적 우려 커져
애플은 10월 26일(현지시각)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연속으로 하락한 아이폰 판매량을 내놨다. 미국 기준으로 4분기는 7월부터 9월까지이다.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했다.
이는 9월 출시된 아이폰7 판매량이 제대로 집계되지는 않은 수치다. 4분기는 아이폰 초기 판매량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도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애플 위기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북미 시장과 양 강을 이루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6년 4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2015년 4분기보다 30% 감소했다.
아이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위해 내놓은 제품이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이었다. 에어팟 가격은 159달러이다. 한 국내 IT 유통 관계자는 “누가 봐도 매출을 올리려고 내놓은 제품”이라면서 “그래도 성능이 좋으면 미국 소비자나 애플 팬들 사이에선 많이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10월 26일(현지시각) 아이폰7의 대표적인 액세서리였던 에어팟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10월 말 예정이었던 에어팟 출시일은 현재 2017년 1월로 밀린 상황이다. 주요 3일 외신들은 납품업체 발언을 인용하며 현재 상황에선 1월 출시도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에어팟 출시 연기로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도 하락했다. 시장에선 에어팟이 12월과 1월 연말 선물로 인기를 끌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7도 아이폰6s보단 판매량이 높지만 아이폰6 만큼 팔리지는 않고 있어 획기적인 실적 흐름 개선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팀 쿡 시장대응 전략 실패하나
문제는 당장 수치가 아니라 경영 전략에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IT업계 전문가들은 팀 쿡이 “제품보다 시장을 더 잘 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빌 게이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를 맡았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와 팀 쿡을 비교하기도 한다. 스티브 발머는 제품 품질을 개선하기보다 시장 대응을 잘했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해 품질에 확신이 없거나 사용하기 불편한 제품은 시장에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에어팟 뿐 아니라 수익을 올리기 위한 각종 전략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아이폰C와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를 출시했지만 중국 내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실패했다.
특히 아이폰SE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 모델보다 떨어지는 성능에 오히려 고가 모델 판매를 대체하는 자기시장 잠식 효과(carnivalization)만 불러왔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었던 애플TV의 경우 미국 내에서 ‘가격 후려치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콘텐츠 수급에 문제를 겪었다. 애플TV 관계자들이 오만한 태도로 방송사와 협상에 나선 것도 문제지만 애초에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콘텐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아마존TV 등 주요 동영상 플랫폼 내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TV’ 앱(App)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플랫폼 속 콘텐츠를 TV로 시청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셋톱박스가 150달러로 책정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포춘(Fortune) 지는 “90달러로 이보다 저렴한 아마존의 파이어(Fire) TV도 4K 고화질 동영상을 제공한다”며 애플의 판매 전략을 비판했다. 유명 IT 블로거인 조 스틸(Joe Steel)은 새 애플TV에 대해 “이건 누구를 위한 상품인가”라며 애플TV 성공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