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구축 협력 발표, NB-IOT가 SKT의 LoRa망에 우위 주장
“개인적으로는 SK가 로라(LoRa)망 투자에 1000억을 썼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지금 상태로는 실내나 외곽지에서 로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조창길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전략 담당이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대역 사물인터넷 통신망(NB-IoT) 구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내용 일부와 기자들 질문은 SK텔레콤이 구축한 LoRa망과 이들이 추진 중인 NB-IoT 간 우위에 쏠렸다.
두 통신망 기술은 좁은 주파수 대역으로 저전력 통신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이런 특성은 LTE 같이 고도화한 통신망과 달리 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스마트 가로등이나 에너지 미터링, 보안 기기를 연결해 간단한 데이터를 전송하고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세계 통신시장에선 기술 표준화 전략이 중요한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는 양 생태계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 달아오른 시장 선점 경쟁, 가격이 핵심 변수
SK텔레콤은 망 구축 속도 면에서 국내 경쟁사보다 빠르다. 이미 6월 LoRa 망과 기존 LTE기지국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국내 최초로 전국에 구축했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17년 1분기 내에 NB-IoT를 상용화하고 연말까지 전국망을 구축한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가 통신 시장에서 표준화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선 LoRa망은 통신사가 아닌 비 통신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망을 구축하고 모듈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하면서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리고 비표준화 기술로서 주파수 간섭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망 구축이나 모듈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뭉쳤다. LoRa 기술의 핵심적 강점 중 하나가 가격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협력사에 모듈 10만개를 무료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일명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협력사를 늘려 NB-IoT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은 “사물인터넷에서 제일 중요한 게 비용”이라면서 “사용자 관점에서 현재 익숙한 홈IoT 보다 요금을 훨씬 줄이고 기기도 초소형화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나 칩, 디바이스 공급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LTE 호환 되는 NB-IoT, LoRa 재치고 시장 이끌까
속도나 호환성 측면에서는 NB-IoT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LoRa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6킬로비피에스(Kbps)인데 비해 NB-IoT는 데이터를 보내는 속도가 27Kbp로 5배 가량 높다.
그리고 기존 LTE 중계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나 산책로 같은 외곽지역까지 통신이 가능하다. 이렇게 기존 통신 설비를 쓴다는 점에서 중국이나 일본 내 주요 이동통신사들도 NB-IoT 기술을 채용해 시연하고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 사업 부문장은 “유럽 쪽은 로라에 집중하는 것 같고 NB-IoT는 한국, 일본, 중국이 주도할 것"이라면서 ”권영수 부회장 설명처럼 같은 IoT 망을 쓰면 로밍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한중일 간 IoT 망으로 로밍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IoT 핵심 제품을 공동으로 소싱하는 것 외에 자세한 망투자 예산이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LoRa 망을 구축하고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스마트홈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자 양사가 경쟁사에 대응하고자 급하게 협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김준근 단장은 이에 대해 “IoT는 아직은 태동기이다보니 LTE처럼 서비스가 다 준비되고 나서 발표하는 전략을 쓸 수가 없다”며 “지금 발표를 해야 망 구축이 되면 실제 칩이나 모듈을 공급 받을 수 있고 협력사들도 품질 시험까지 끝낼 수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