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부문 호조에도 주가 맥 못춰…유상증자설 다시 고개 들어
LG전자를 두고 투자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4분기 V20 판매 성적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43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부 가운데 가장 안 좋은 성적이다. 반면 LG전자의 가전부문인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 자리를 굳혔다. 영업이익률도 8% 수준으로 경쟁 업체들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MC사업부만 아니었다면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실적이다.
일단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MC사업본부 사업구조 개선을 완료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지는 미지수다.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윤부현 전무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MC사업본부의 구조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력구조, 비용감축 등 모든 방안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부별로 실적이 갈리면서 LG전자 주가는 5만원대 밑으로 내려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일대비 50원(0.11%) 오른 4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실적 발표전인 지난 26일 5만300원에 비해 9.4% 떨어진 수준이다.
LG전자 경영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은 금융 시장에서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에 1500억원 규모의 10년물 장기채 발행에 성공했으나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 초 LG전자 신용등급 투자적격 최하 등급인 Baa3로 제시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회사채를 통해 자금조달이 이어지면서 이미 발행한 물량이 5조1000억원을 넘어선 점도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다시 한번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앞으로 태양광과 자동차 전장 사업 등에 꾸준히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MC사업부가 스스로 실적을 내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아닐 경우 자금조달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