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7대 팔려 내수 판매량 꼴찌…미국선 3548대로 전년대비 65.8% 판매 급증
한국과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준중형 해치백 ‘벨로스터’ 판매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가 게걸음하며 단종 논란까지 일고 있지만, 미국시장에선 판매가 쾌속질주하며 현대차 판매호조를 견인했다.
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벨로스터 내수판매량은 47대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판매량이 88% 증가했지만 9월 판매량(25대)이 워낙 적어 기저효과를 누렸다. 사실 절대 판매량을 보면 기저효과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할 지경이다.
벨로스터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11년 야심차게 탄생시킨 PYL 브랜드 대표모델이다. PYL은 ‘프리미엄(Premium), 유니크(YouUnique),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약자로 20~30대의 젊고 개성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치백 브랜드다.
소속 차종으로는 벨로스터 외 i30, i40가 있는데, 이 세 차종 모두 내수판매가 부진하다. 특히 벨로스터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577대가 팔리며 현재 시판 중인 국산차 가운데 판매 꼴찌다.
벨로스터 등 해치백이 국내시장에서 죽을 쑤는 이유로 특유의 디자인이 꼽힌다. ‘안티 해치백’을 외치는 소비자들은 엉덩이가 통통한 해치백 특유의 디자인이 세련미를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지난달 첫 차로 준중형 세단 아반떼를 구매한 직장인 최민호(32)씨는 “해치백과 세단을 비교해 봤을 때 해치백 장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짐을 많이 싣는 경우도 드물고 해치백 가격도 결코 싸지 않다. 특히 후면디자인이 세단에 비해 둔해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해치백을 포기할 만도 하지만 놓기가 쉽지 않다. 해외에서 해치백 인기는 국내와 천양지차다. 벨로스터의 경우 미국시장에선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각)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10월 한 달간 모두 6만250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5대보다 4.2% 늘었다.
벨로스터 판매량 상승세가 돋보였다. 벨로스터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3548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65.8%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해치백 시장이 협소하지만, 한국 자동차시장이 유럽과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내수시장에서도 특유의 실용성을 앞세운 해치백모델이 각광받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구상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실용성을 앞세운 레저차량과 해치백 모델의 인기가 높다”며 “국내도 가족문화가 발달하고 있고 여가시간도 늘고 있어 해치백 시장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