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확대 불구 3분기 MC사업부 적자 되레 확대…중국 업체 공세로 내년 전망도 불투명
뼈아픈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살리기 위해 LG전자가 꺼내든 카드는 중저가 폰 강화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폰의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인데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LG전자는 G5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올 여름부터 중저가폰 라인을 과감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어떻게든 상황반전을 이끌어보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최근엔 5.2인치 풀 HD 디스플레이와 3000mAh 대용량 배터리, 32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한 고사양 중저가폰 LG U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 같은 LG전자의 전략이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 3분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에서 4364억 원 적자를 냈다. 다른 사업부의 선전 속에서도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데 더 심각한 것은 적자폭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이다. 3분기는 LG전자가 특히 북미, 중남미 지역에서 보급형 판매 모델을 확대해왔던 시기로 사실상 중저가폰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문제는 LG전자가 경쟁력 있는 중저가폰을 만든다 해도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중저가폰 시장인 인도는 이미 삼성전자가 오래 전 텃밭으로 가꾸고 있는데다 이젠 애플과 중국 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는 판국이다. IT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펼치고자 하는 중저가 라인 강화 전략은 이미 삼성 등 경쟁사들이 너무 많이 하고 있고 기존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도와 더불어 대표적 중저가 시장인 중남미 시장 역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여 상황이 녹록치 않다. 중저가폰 시장은 최근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시장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중저가폰을 만들어도 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보다 선전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중저가폰이냐 프리미엄폰이냐의 문제를 떠나 사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 때문에 LG그룹 안팎에선 계속해서 스마트폰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그 역량을 경쟁력 있는 VC(자동차전장)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VC사업부는 올 3분기 소폭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기차용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기기 등 미래 성장 사업에 선행 투자했기 때문이었다. 매출은 67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나 급증하며 LG전자의 미래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