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최다…8.25 부동산대책 부실성 드러내

GS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안산 그랑시티자이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안산지역 최고 경쟁을 기록했다. / 사진=GS건설

 

 

지난달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가 82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한 2007년 이후 월 청약자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오는 3일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방안 발표에 앞서 투자자들이 서둘러 막차 청약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총 74개 단지 총 4만19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일반 분양에 청약한 1순위 청약자 수가 82만84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분양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에서 마감한 곳이 총 63곳으로 전체의 85.1%를 차지했다. 전체 공급 단지 중 1순위 마감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2010년 2월(90.9%) 이후 6년 9개월 만이다. 올해 9월까지 1순위 마감 비율은 50~60% 선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ㆍ부산ㆍ경북ㆍ경남ㆍ전북ㆍ전남 등 6개 광역시도의 경우 지난달 분양 아파트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중도금 대출 건수를 1인 2건으로 제한하는 것과 대출자에 대한 개인별 소득심사 진행 첫 적용 단지인 안산 사동 '그랑시티자이' 3728가구 모집에는 안산지역 분양 아파트중 가장 많은 3만1738명이 접수한데 이어 닷새만에 계약이 마무리됐다는 것이 GS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부산 동래구 사직동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 1순위 청약에는 무려 13만2000여명이 몰렸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또한 3만631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하며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수를 기록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서울은 평균 33대 1로 올해들어 가장 높았고 부산은 평균 188대 1을 넘었다.

이는 정부의 8·25 가계부채대책에 따라 지난달부터 시행한 중도금 대출 규제와 대출자에 대한 개인별 소득심사 강화 등을 무색게하는 결과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중도금 대출 건수 제한 등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돈 되는 곳에만 청약자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정부 부동산 대책이 청약제도 개선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며 “특히 규제가 강남권 등 집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非)강남권에 청약이 더 몰리는 풍선효과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청약시장의 향배는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오는 3일 발표하는 부동산 대책에 분양권 전매가 입주 때까지 전면 금지하는 등의 강도가 강한 대안이 포함될 경우 청약시장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 이후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청약시장이 움츠러들 경우 기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역마다 편차는 있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급증하는 입주물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저금리와 느슨해진 청약제도 등에 따른 청약시장의 가수요는 잡으면서도 주택경기는 죽이지 않는 묘수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