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앞두고 채소 값 폭등…도시가스 요금, 맥주 값도 줄줄이 인상
소비재에서부터 공공재까지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여름철 폭염 영향으로 배추와 무, 마늘 등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도시가스 요금도 다음 달부터 오를 예정이다. 소주와 함께 대표적인 주류인 맥주 값도 4년여만에 인상될 예정이어서 가뜩이나 빠듯한 서민 생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마늘, 고추 등 채소의 산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북 도매시장 기준 배추 가격은 킬로그램(kg)당 800원으로 예년보다 50% 올랐다. 전남도 포기당 배추 가격이 1900원으로 지난해 1200원에서 5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전 농협에서는 배추 1망(3포기)이 7000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3500원과 비교하면 배가 오른 가격이다.
무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전에서는 다발무 1개(5∼6개) 가격이 7000∼7500원에 거래돼 지난해 2500∼3000원보다 배 이상 올랐다. 전북지역 도매시장에서도 무는 ㎏당 1250원으로, 지난해의 2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양념 채소로 쓰이는 마늘과 대파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경북 의성마늘은 1㎏(통마늘 상품 기준)에 1만4000원선으로 지난해 1만3000원보다 7.6% 올랐다. 전남지역 마늘 가격도 ㎏당 6000원선으로 지난해보다 500원가량(9%) 비싸다. 양념 채소인 대파도 고온과 가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평년 대비 60% 가까이 높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채소 가격은 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는 다음 달이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랭지배추 1포기 가격은 이달 5409원에서 다음 달 8500원(지난해 2092원)으로 무 1개는 3115원에서 3600원(지난해 1304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에 비해 고랭지배추는 무려 306%, 무는 176% 오른 가격이다. 건고추도 1근(600g)에 1만1225원에서 1만2000원(지난해 1만909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공공재 성격인 도시가스 요금도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하 서울시 소매요금 기준)이 지금보다 평균 6.1% 인상된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전국 1660만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요금은 기존 3만2427원에서 3만4185원으로 1758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용·산업용 등 전체 평균 도시가스 요금은 현행 13.4309원/MJ(MJ는 가스사용열량단위)에서 0.8164원/MJ 인상된 14.2473원/MJ로 조정된다.
도시가스 요금 조정에 연동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 사용요금도 1일부터 4.7% 인상된다. 가구당 월평균 2214원(전용면적 85㎡ 세대 기준)의 난방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도시가스 요금을 조정하고 있다. 2개월마다 원료비 변동률이 ±3%를 초과하면 도시가스 요금에 반영하는 구조다. 산업부 관계자는 "도시가스 요금에 적용되는 환율이 하락했지만 국제 유가가 상승해 누적된 인상요인을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와 함께 서민들이 애용하는 대표적 주료인 맥주도 가격이 크게 오른다. 국내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키로했다. 맥주값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약 4년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기존 1081.99원에서 1147.00원으로 65.01원(6.01%) 오르게 된다.
전체 맥주시장의 약 60%를 점유하는 오비맥주가 맥주값을 인상함에 따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다른 맥주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뒤 롯데주류, 무학, 보해 등 여타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갈수록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 겨울을 맞는 서민들의 시름이 이래저래 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