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주 급락, 문재인·안철수주는 강세…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사진=TV조선캡처, 뉴스1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정치권을 넘어 증권 시장도 흔들고 있다. 특히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면서 이상 급등락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이러한 정치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이번 주(24∼28일) 국내 증시를 떠들썩하게 했다. 25일에는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에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을 강제로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코스피가 10.57포인트(0.52%) 떨어졌다. 26일 코스피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불안 심리가 지속하면서 23.28포인트(1.14%)나 하락했다. 이날 하락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소식 이후 최대폭이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건 정치인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었다. 여당 대선후보 가능성이 높은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 관련 테마주는 하락한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대표와 엮인 종목들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 파장이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장 전망 때문이었다.

실제 2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간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7%로, 취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한 주 전과 같은 29%를 유지했으나 새누리당은 3%포인트 하락한 26%를 기록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엮인 고려산업은 28일 가격제한폭(29.86%)까지 오른 5980원에 마감하면서 닷새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주가는 5거래일 전인 지난 21일 2870원의 2배를 넘어섰다. 다른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제약(11.05%), 우리들휴브레인(4.62%), 서희건설(3.97%), 에이엔피(2.91%) 등도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엮인 테마주 가운데는 다믈멀티미디어(6.33%), 안랩(1.38%) 등 일부 종목이 오름세를 탔다.

반대로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돼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엮인 테마주인 성문전자(-5.61%), 씨씨에스(-4.84%), 한창(-2.45%), 광림(-1.49%) 등은 하락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치 테마주 이상 급등락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는 정치인 테마주 등 이상급등 종목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가동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인 테마주의 변동성이 한층 더 커져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가 한층 들썩거릴 소지가 큰 것도 모니터링 강화의 배경”이라 밝혔다. 이 외에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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