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당 가격 9000만달러 달하는 핵심 선박… 업계 “한진해운 글로벌 선사로의 복귀 어려워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메이저 해운회사인 머스크 라인과 MSC가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화물선 총 9척을 용선할 방침이라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사진=뉴스1

 

유럽 해운회사인 머스크 라인과 MSC가 한진해운 컨테이너 화물선 총 9척을 용선(傭船)한다. 용선계약이 이뤄진 컨테이너 화물선은 척당 가격이 9000만달러(약 1030억원)에 달하는 한진해운 주력 선박이다.

한진해운이 ‘매머드급’ 핵심 선박을 경쟁사에 용선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회생하더라도 세계적 해운사로의 복귀는 포기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메이저 해운회사인 머스크 라인과 MSC가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화물선 총 9척을 용선할 방침이라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용선 계약은 선박·해양 분야 글로벌 금융기관인 독일 HSH 노르트방크측 중개로 이뤄졌다. 노르트방크 대변인은 “한진해운이 이들 6척의 화물선을 도입할 당시 자금을 지원한 바 있어 지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 라인이 한진해운으로부터 1만3100개의 표준형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선 6척을 장기 용선하기로 했다. MSC는 3척을 용선하기로 했다. 이 선박들은 오는 12월 중 MSC에 넘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계약이 이뤄진 컨테이너 화물선들의 현재 거래 가격은 척당 9000만달러다. 한진해운의 선단에서 최상급이다. WSJ는 한진해운이 (용선계약을 통해) 대형 화물선을 상실하면서 세계적 컨테이너 선사로의 복귀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이 알짜 자산들을 연달아 정리함에 따라 사실상 청산으로 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만약 회생한다고 해도 ‘글로벌 해운사’가 아닌 ‘아시아 해운사’급으로 몸집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진해운은 최근 아시아-미주노선 영업망에 이어 구주(유럽)법인을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중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예비입찰이 28일 오후 3시에 마감되는 가운데 현대상선이 인수전에 나설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인수의향서(LOI) 제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만큼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대형 선사나 국내 중견선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예비입찰이 유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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