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시급"…금융당국 2조원 추가 배정

 

적격대출 2조원 추가 배정으로 위기는 넘겼으나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지난해에 이어 적격대출 수요 예측에 2년 연속 실패했다. 추가 지원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수요 예측 실패에 대한 안정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는 연말까지 시중은행 14곳에 적격대출 2조원을 추가 배정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연초에 공급한 16조원에서 4000억원(19일 기준)을 초과공급했기 때문이다.

앞선 지난달 14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보금자리론 대출기준 강화 사실을 알렸다. 대출 대상 주택가격은 9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부부합산 소득이 6000만원 이하만 신청할 있도록 조정했다. 변경된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적격대출과 디딤돌 대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대출 요건을 강화한 이면에는 수요 예측 실패가 있었다. 주금공은 올해 보금자리론 및 적격대출 예산으로 총 26조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가 감소할 것으로 보는 시각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시점은 올해 말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일 때 대출을 늘리자는 심리가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부랴부랴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공급액을 각각 3조5000억원, 2조원씩 추가 투입한 이유다.

수요예측 실패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보금자리론 및 적격대출 예산은 15조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판매액은 25조원에 달했다. 2년 연속 이어진 수요 예측 실패는 조달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불똥은 주택저당증권(MBS)으로 튀었다. 주택저당증권은 금융당국이 운영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이다. 금융회사가 담보로 잡은 주택과 저당채권을 근거로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유동화 중개회사를 통한 매각으로 대출자금을 회수한다. 적격대출 한도를 높이려면 주택저당증권을 추가 발행해 재원을 마련해야한다. 그러나 주택저당증권은 최장 30년까지 바라보는 장기채 형태로, 유통시장을 단기간에 활성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주금공은 지난 21일까지 27조원어치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해, 연초 목표였던 26조원을 넘어섰다. 재원마련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주요 시중은행들이 적격대출 상품 판매를 이어가는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적격대출 추가 지원을 받아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추가 배정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직 한도가 남아있어 적격대출은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 소진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조만 KDI정책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적격대출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주택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므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져야한다”며 “2조원의 추가 지원은 긍정적이지만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적격대출은 대출받는 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변동되지 않는 순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며, 시중은행이 대출상품을 판매하면 공사가 해당 대출자산을 사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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