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 가능성 밝혀…LG유플러스도 케이블 인수합병 의지
SK텔레콤이 무산됐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SK텔레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합방송법 개정 방향과 여타 산업 환경에 따라 미디어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지 열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2015년 12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한 뒤 이동통신사와 SO간 결합은 시장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사안이었다. 양사 인수합병은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 결정을 내린 뒤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케이블 인수합병에 대한 계획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다시 업계가 술렁였다. 거기다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가 타임워너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이 시도가 성공할 경우 한국 시장에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전무는 “(타임워너 인수는) SK텔레콤이 상반기 시도했던 인수합병과 거의 유사한 사례”라면서 “결과에 나름대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분간은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하는 IPTV(인터넷프로토콜TV)와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 옥수수의 성장과 본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합방송법이 기업 간 인수합병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해지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들은 본격적으로 SO 인수전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SK텔레콤 실적이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 분야에서 정체된 상태다. 이동통신 ARPU(가입자 당 평균요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5G 사용화는 202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유료방송이나 유료방송 가입자 증대로 이 부분을 만회할 방안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SK텔레콤은 전체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 성장 효과를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하는 초고속인터넷과 IPTV는 결합상픔을 통해 업계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왔다.
SK브로드밴드는 시장에 유선 서비스를 공급하는 SK텔레콤 자회사다. 상반기 인수합병 시도 당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황 전무는 201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가입비 폐지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자회사 성장으로 축소해나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텔레콤 3분기 매출액은 2015년 같은 기간 대비 0.4% 감소한 4조 2438억원, 영업이익은 13.5% 줄어든 4243억원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 매출과 영업이익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3분기 IPTV 매출은 2015년 3분기보다 35% 늘었다. 이는 2016년 IPTV 누적 순증가입자 수가 39만 명으로 업계 1위를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황 전무는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유무선 결합과 콘텐츠 경쟁력으로 미디어 사업자로서 위상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