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에 383㎞ 주행, 아이오닉의 두배… 현대차 “주행거리 뒤져도 연료 효율성은 더 높아”

한국GM이 내년 상반기 전기차 볼트(Bolt)EV 출시를 통한 친환경차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현대차 친환경차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차 친환경 전략 차종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대기수요가 대거 밀려 있는 상황에서 한국GM 볼트EV와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에서도 격차가 뚜렷한 탓이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6월 20일 본격 출고 이후 9월까지 3500대 넘는 계약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차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계약 누적으로 차량 출고 규모는 1131대에 불과해 대기수요만 2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한국GM 볼트EV 구매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대기수요가 대거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26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가전쇼 2016 한국전자전(KES)에서 "볼트EV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볼트EV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GM이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발표한 전기차 볼트(Bolt)EV. / 사진 = 한국GM

 


실제로 전기차 볼트EV는 최근 미국 환경청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383㎞를 인증 받았다. 반면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91㎞로 한국GM 볼트EV의 절반에 불과하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신차는 사실상 아이오닉 일렉트릭 빼놓고는 없었다”며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절반을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차지한 이유도 주목할만한 새로운 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엔 아이오닉 일렉트릭, 쏘울EV, SM3 Z.E, BMW i3, 스파크EV, 레이EV, 리프 등 7대 차종이 경쟁중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는 총 2279대가 판매됐다. 이중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체 판매량의 49.6%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하반기 정부 지원과 테슬라, 지엠의 볼트(Bolt) 등 신차가 가세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설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현대차의 독점 무대였다. 지난 6월 한국GM이 전기 모드 주행거리가 80㎞인 볼트(Volt)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국내에 선보였지만, 전기차로 인정받지 못해 일반 판매를 미룬 바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이 500만원에 불과한 탓에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가진 높은 연료 효율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강조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회 충전시 주행 거리는 한국GM 볼트EV와 비교해 부족하지만 단위 거리당 사용전력량 한국GM 볼트EV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MPGe(Miles Per Gallon of gasoline equivalent)로 분류되는 친환경차 연비 기준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미국 연비 시험에서 136MPGe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연비가 가장 좋은 전기차인 i3(124MPGe)보다 12MPGe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 최근 미국에서 연비 인증을 마친 GM의 장거리형 전기차 볼트EV의 연비 119MPGe보다 17MPGe가량 높다. MPGe는 단위 거리당 사용전력량을 휘발유 1갤런(약 3.79​)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로 환산한 것이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최대 화두는 최장 주행거리지만 이른 시일 안에 연료 효율성으로 초점이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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