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이어 세탁기까지 미 당국 안전성 조사 들어가…“공격 빌미 주지 않도록 품질에 더 신경써야"
미국에서 불고 있는 보호무역 바람이 심상찮은 가운데 우리 기업에게도 파장이 미칠지 않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 발 악재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 같은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큰 관심을 갖는 한국 이슈는 딱 두개, 북한문제와 삼성전자뿐입니다.” 기업분석 전문가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미국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한민국에 여러 수출기업이 있지만,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한국기업이라기 보단 온 국가에서 관심을 갖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삼성전자도 이를 알고 이미 국내 시장보단 글로벌 시장 개척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관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보호무역주의와 같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보호무역주의가 화두로 강조된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반감 및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IT컨설팅업체 고위 관계자는 “상식 밖 발언과 행동을 하는 트럼프가 대선후보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때문”이라며 “최근 갤럭시노트7 이슈가 특히 미국에서 많이 불거지고 세탁기 판매금지 조치까지 내려지고 있는 등 삼성에 대한 미국 시장의 경계심이 커가는 것을 좌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갤럭시노트7이 발화사건을 일으킨 이후 미국에선 항공기 반입 금지 등 여러 가지 제재 조치가 가해졌다. 그리고 최근엔 불길이 다른 가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 내 제품을 판매하는 곳들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삼성전자 탑로드(세탁물을 제품 위쪽으로 넣고 빼는 형태) 세탁기 안전성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유통업체 로우스가 곧바로 관련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외에도 삼성은 애플과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진 팽팽하게 진행돼 왔지만 미국에서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주진 않을지 업계는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미국 시장은 특히 전 세계 IT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인 까닭에 포기하거나 판매 비중을 줄일 수도 없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라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는 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보호무역 카드를 들고 나왔을땐 더욱 품질에서 틈을 보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계 IT컨설팅업체 고위관계자는 “과거 도요타가 미국시장에서 잘나가다가 품질 불량으로 리콜 사태를 일으켰을 때 어떤 수난을 겪었는지 보면 삼성전자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긴장하고 품질에 신경을 쓰고 미국 시장에 친화적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