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그랜저 판매량 K7에 1939대 뒤져…현대차 "신차로 하반기 역전" 다짐에도 전망 엇갈려

고급차 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자동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 현대차는 강화된 성능과 확 바뀐 디자인, 30년째 ‘국민 세단’으로 불리고 있는 그랜저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기아자동차 K7을 그랜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는다. 올해 상반기 준대형세단 왕좌 자리를 K7에 내준 그랜저가,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6세대 모델로 반격에 성공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 각사의 ‘新 디자인 콘셉트’ 적용된 외관

현대자동차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내달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현대차는 베일에 가려졌던 신형 그랜저 외관 렌더링 이미지를 최초 공개했다.

업계 화두는 성형한 그랜저 ‘얼굴’이었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총 6번에 걸쳐 완전변경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때마다 차량 전면 디자인 변화가 컸다. 무엇보다 최근 현대차가 ‘디자인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6세대 그랜저 외관변화에 업계 이목이 쏠렸다. 

 

25일 현대차가 공개한 6세대 그랜저 외관 랜더링 이미지. / 사진=현대자동차

 

현장에서 확인한 신형 그랜저는 확실히 5세대 모델과 달랐다. 그랜저 특유의 크고 웅장한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다만 길어진 ‘앞코’와 변화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업계 일각에서 우려한 제네시스 디자인과의 중첩은 느낄 수 없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전면부에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했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콘셉트다. 현대차는 향후 모든 차종에 캐스캐이딩 그릴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측면 디자인을 특히 강조한다. 그랜저 측면부는 독창적인 캐릭터라인이 눈에 띄는데 후드에서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선이 자연스럽다. 주민철 현대차 디자인센터 팀장은 “그랜저 차량 측면부는 전체 비율과 차량 인상을 좌우한다. 그랜저 디자인 개발에 있어 측면부에 가장 공을 들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1월 26일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2세대 K7. 음각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이 새로 적용됐다. / 사진=기아자동차

 

앞서 1월 26일 공개된 기아차 2세대 K7은 준대형 시장 고객들이 가장 중시하는 속성인 ‘고급스러움’과 ‘품격’에 디자인 방점을 찍었다. 그랜저가 그랬듯 K7 역시 세대를 거듭하며 전면부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줬다.

1세대 K7에 적용됐던 일명 ‘호랑이 코(타이코노즈) 그릴’은 2세대로 넘어가며 보다 커지고 강인해졌다. 음각 타입 신개념 라디에이터 그릴과 ‘Z’ 형상의 램프 이미지가 특징이다. 4구 큐브 타입의 LED(발광다이오드) 안개등에는 공력성능 향상을 위한 에어커튼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K7 전면부는 신형 그랜저보다 조금 더 날렵한 인상을 준다.

기아차 2세대 K7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은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 적용으로 존재감이 한눈에 띄게 됐고 앞서 나가는 독특한 개성을 완성했다”며 “올 뉴 K7에 적용 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향후 기아차 K시리즈의 시그너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K7 독주체제, 제원 앞선 그랜저가 끊을까

 

기아차는 K7 개발 단계부터 ‘타도 그랜저’를 외쳐왔다. 같은 그룹사 경쟁모델이지만 그랜저 판매량을 뺏어오지 못한다면 K7 흥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2세대 K7을 발표하며 ‘준대형 시장의 새로운 지배자 탄생’이라는 홍보문구를 내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