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사용자협의회 회원 탈퇴로 산별교섭 어렵다"…25일 금융권 전체 교섭 또 불발

금융노조는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 모여 사측에 임금 및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 전체 교섭을 제안했지만 사측 전원이 불참하면서 교섭이 무산됐다. / 사진=이용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융권 전체교섭을 마련했지만 사측 대표가 모두 불참하면서 교섭이 불발됐다. 사측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원사가 대부분 탈퇴한 상황이라며 교섭에 나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는 33개 사업장 금융노조 대표가 모였다. 금융노조는 사측에 임금 및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 전체 교섭을 제안했지만 사측 전원이 불참하면서 교섭이 무산됐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용자협의회에 소속된 대부분 회원사가 탈퇴한 상황에서 산별교섭 개최는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협상을 위해 계속 교섭을 요구한 것"이라며 "금융노조는 단 한 개밖에 없다. 성과연봉제를 논의하려면 이 자리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에도 33개 금융 사업장 노사 전체가 모이는 교섭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도 사측 전원이 불참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은 김문호 노조 위원장에게 교섭 전에 "사용자협의회에 소속된 대부분 회원사가 탈퇴했다"며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산별교섭 개최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사용자협의회는 교섭 전날 노조에 불참을 알리는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기관이 산별교섭으로는 성과연봉제 도입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 사태 해결을 위해서라면 사측이 교섭장에 나왔어야 했다"며 "앞으로도 대화와 교섭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오늘 역시 사측이 교섭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임 위원장이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이 뒤에서 교섭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금융 노조는 법적으로 한 곳밖에 없다. 대화와 교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는 어떤 경우에도 합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은행 측은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 논의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이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또 은행 내부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어 논의 시기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노사 합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에는 법적 문제 등 무리가 많다"며 "노사 합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상황이다. 사측이 교섭장에 나가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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