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농협하나로유통, 단기금융상품 거래 농협은행에 집중…"더 높은 금융투자 수익 올릴 기회 포기"
농협 계열사들이 적자가 이어지는 농협은행과 금융 거래를 연초 이후 계속 늘렸다. 전문가들은 농협 계열사들이 내부 거래를 늘려 농협은행을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들이 전적으로 농협은행과 거래하면서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더 나은 수익을 낼 기회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남해화학과 농협하나로유통의 농협은행 단기 금융상품 거래가 3분기에 들어 전분기보다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은행 거래시 전적으로 농협은행과 거래했다.
남해화학은 농협은행과 3분기에 992억원 규모의 단기 금융상품과 외환약정을 거래했다. 이는 2분기 거래 규모 585억원 보다 69%(407억원) 늘어난 수치다. 1분기 단기 금융상품 거래액은 425억원이었다. 올초부터 꾸준히 거래액이 늘었다.
3분기 금융거래 상품별로 보면 특정금전신탁 341억원, MMF(머니마켓펀드) 538억원, 외환약정 113억원이다. 이 상품들은 모두 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입으로 이어진다. 농협 계열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상품의 수수료율은 연 0.05~0.1% 사이다.
이 기간 남해화학 영업익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남해화학의 올해 상반기 영업익은 167억71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13억4200만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 다른 계열사 농협하나로유통도 농협은행과 거래액을 늘렸다. 3분기 기준 농협하나로유통은 농협은행에 특정금전신탁 609억원을 거래했다. 이는 지난 1분기 442억원보다 37%(16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4분기 특정금전신탁액은 77억원이었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32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조3209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적자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이에 농협금융지주도 상반기 201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손비용 등으로 1조3589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다. STX조선에 439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STX중공업 1138억원, 창명해운에는 2990억원의 충당금을 각각 쌓았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농협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사를 비교해 금융 거래를 해야한다. 그래야 주주와 회사에 이익이 된다"며 "농협 계열사들이 농협은행과 단기 금융상품 거래를 늘린 것은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기 금융상품 수수료는 농협은행 수익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농협은행과의 단기 금융상품 거래는 대금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며 "농협경제지주나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은행과 거래를 늘리라는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