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72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0% 증가…반도체 호조 힘입어 4분기에는 1조원대 전망
SK하이닉스가 단 한 분기 만에 LG전자와의 영업이익 순위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현재 기세를 유지한다면 다음 분기엔 1조원 영업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억이익 7260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단 47.5% 줄었지만 전 분기대비 60%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조2436억 원, 5978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은 전년과 대비해 보면 떨어진 수치지만, 최근 D램 가격 하락이라는 불황의 터널을 생각보다 일찍 빠져나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창때 분기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꾸준히 달성했던 SK하이닉스는 2015년 4분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2분기 땐 영업이익 4529억 원을 기록하며 LG전자에게 영업이익 순위를 역전 당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지키는 삼성전자와 달리 D램에만 실적을 전적으로 의존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장기간 불황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으나 단 한 분기 만에 LG전자를 제치고 다시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줬다.
역시 업황 개선 덕이 컸다. 21개월째 곤두박질치던 D램 가격이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격경쟁에서 기술경쟁으로 돌아서며 고용량화 되기 시작한 것도 SK하이닉스에 주요 호재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나노 초반급 D램 제품의 비중을 확대해 연말에는 전체 D램 생산의 40%를 달성 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세를 몰아 낸드플래시 부문의 경쟁력까지 함께 끌어올려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품 개발 및 인증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 48단 3D 제품의 연내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업황 개선으로 4분기 때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시장과 관련하여 제한적인 공급 증가 상황이 지속되고 중국 서버시장 영향력 확대 등으로 수요 강세를 유지해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와 영업이익 순위를 뒤집는데 성공했던 LG전자는 단 1분기 만에 다시 SK하이닉스에 밀려난 상황이 됐다. LG전자 3분기 잠정 실적은 2832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51.6%나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LG전자의 실적 하락은 모바일 부문 부진에 기인한다. 회심작 G5가 사실상 실패해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에서만 3분기 2000~3000억 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당분간 계속해서 LG전자 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스마트폰‧가전 뿐 아니라 반도체 부문을 주력분야로 하는 삼성전자는 같은 악재 속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이 가능하지만 가전과 모바일에만 수익을 의존하는 LG전자는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