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온 중국 관련 펀드 수익률 바닥···"시장과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

선강퉁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만으로 투자에 나서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 사진=뉴스1

 


선강퉁(深港通)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투자자 모으기에 바쁘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와 기업들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하고 앞서 증권사가 팔아온 중국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저조했던 것이 이유로 꼽힌다. 더구나 지난 2014년 후강퉁(沪港通·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이 중국 증시에 큰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도 선강퉁에 대한 기대에서 주의할 점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선강퉁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24일 국내 증시의 관심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 업계에선 본격적인 거래 준비 절차를 거쳐 올해 11∼12월 중으로 선강퉁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각 증권사는 선강퉁 세미나를 여는 등 경쟁적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8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실시 방안이 비준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선강퉁은 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를 뜻하는 말로 외국인 투자자가 홍콩증시를 통해 선전거래소 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중국의 나스닥이라 불리는 선전 증시는 중후장대형 국유기업들이 주로 상장된 상하이 증시와 달리 민영기업·성장주·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선전증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긴 거래소인 만큼 위험성이 크지만 기대 수익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중국 증권 당국은 선강퉁 개방을 앞두고 연일 거래 시험을 하고 있어 빠르면 내달 중순 거래가 시작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선강퉁 매매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선강퉁 관련 투자 세미나를 개최했고 일부 증권사들은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선강퉁 투자자 끌어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선강퉁에 과도한 기대를 걸어선 안 된다는 경계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까닭이다. 지금까지 중국 증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문제로 변동성이 큰 모습을 띄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중국 증시는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함께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앞서 “중국 성장에 투자하라”던 증권사 말을 믿은 투자자들이 실패한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폭락 이후 중국 증시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중국 증시를 추종하는 투자 상품 수익률도 저조한 상태다. 지난해 5월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합성)’은 1년 수익률이 -29.17%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재간접형)(합성)’ 역시 1년 수익률이 -27.34%다. 심지어 선강퉁에 대비해 올해 7월에 출시한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A’ 3개월 수익률은 -1%로 코스피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중국 주식형 펀드로 분류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 China 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도 1년 수익률이 -23%를 상회한다. 이 기간 브라질 펀드에 투자했다면 51% 수익률을 거둘 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2014년 후강통 개방 당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 증권사 중국 전문 연구원은 “지난 후강통 당시 유동성 공급 효과로 중국 주식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내 거품이 걷히면서 하락하는 장세로 전환됐다”며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시장과 개별 종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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