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삼성카드 지분 염가 매입…·부채 줄이고 자본 확충 주력
삼성생명은 1957년 4월 동방생명으로 시작했어요. 올해로 환갑을 맞았죠. 소속집단 계열사도 59개로 늘어났어요. 2013년에는 미국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고요.
요즘 삼성생명은 고민이 많아요. 국제 회계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자본을 늘려야 해요. 삼성그룹 지주사 개편에 가교 역할을 해야 되고요. 이를 위해선 중간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는데 아직 관련 법안조차 발의가 안 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어요. 중간 지주사는 위에 지주사를 두고 다른 자회사를 거느리는 회사를 말해요. 그렇다고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팔 수도 없어요. 삼성생명이 구축한 네트워크 가치가 크고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보험료로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거든요. 삼성생명 같은 계열사가 옆에 있으면 든든하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20.76%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 할 수 있어요.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도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죠. 삼성생명이 삼성그룹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위치인지 아시겠죠.
표면상으론 상반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어요. 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늘었고요. 영업이익도 5.9% 늘었거든요. 연결기준 순이익은 놀랄만해요. 지난해 상반기 90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6208억원으로 78%나 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순이익 증가에는 올해 초 삼성카드를 종속 기업으로 편입한 영향이 컸어요. 삼성생명은 1월 28일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4340만주)를 매입하면서 약 9300억원이 일회성 이익으로 분류됐어요. 삼성카드 지분을 공정 가치보다 싸게 산 것으로 계산하면서 그 차익을 재무제표에 넣은 것이죠.
일회성 이익을 제하고 나면 삼성생명 이번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어요. 특히 방카슈랑스(보험사와 은행 제휴를 통한 종합금융서비스)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55.5% 줄었고요. 일시납 상품 등 저축성 상품 판매가 감소했어요.
삼성생명 연초 대비 상반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줄었어요. 연초 2조2766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6779억원으로 26%나 빠져나갔죠. 영업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은 괜찮았어요. 현금이 지난해보다 1조원 가량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간 돈이 많았어요. 특히 매도가능 금융 자산을 매입한 영향이 컸어요. 여기에 사채와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5800억원 가량이 나가면서 전체적인 보유 현금이 줄었어요. 결론적으로 삼성생명 상반기는 손실 가능성이 큰 투자보다는 부채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고 풀이할 수 있겠어요.
삼성생명 상반기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12조8039억원이에요. 코스피100대 기업 평균인 7조4000억원보다 많아요. 국내 보험사 중에선 이익잉여금이 가장 많아요. 삼성생명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이익잉여금을 조금씩 늘리고 있어요. 2014년만하더라도 이익잉여금은 10조7000억원이었죠. 투자보다는 자본 확충에 힘을 쓴 거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2020년이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라는 새로운 회계 기준이 적용되거든요. 새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보험사 자본은 줄어들게 돼요. 재무 건정성이 악화하면서 원활한 사업 활동에 제약이 생겨요. 삼성생명 역시 이를 피하고자 자본을 쌓는데 집중하는 거예요.
삼성생명 등기이사는 6개월 기준으로 1인당 평균 3억8300만원을 받았어요. 코스피 100대 기업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 4억원보다는 적은 수치예요. 하지만 지난해 3억6800만원보다는 4.08% 소폭 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