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 등 3분기 순이자이익 증가…기업 대출은 줄여

시중은행 수익 구조가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한 후진적 수익구조에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3분기 시중은행 호실적도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반사이익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 사진=뉴스1

 

국내 시중은행 수익 구조가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한 후진적 수익구조에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시중은행 호실적도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반사이익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이 모두 전분기보다 순이자이익이 늘어났다.

신한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511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었다. 국민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165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늘었다. 우리은행은 1조16억원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늘어났다.

특히 3개 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신한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4897억원)보다 220억원 많았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해 연간 순이익보다 각각 578억원, 668억원 더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높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여신 규모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4.1%(2분기 기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며 상반기에만 54조2000원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대출 요건을 까다롭게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은행이 주도하는 가계대출 증가를 막지 못한 모양새다.

은행들은 위험성이 적은 가계대출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구조조정과 투자 위축 등 위험성이 큰 기업대출은 오히려 줄여나갔다.

신한은행 원화 대출금은 1년 전보다 6%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7.9% 증가하며 원화 대출금 수준을 웃돌았다. 기업대출은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가계대출금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 12% 늘어난 121조5000억원, 9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덕에 대출 증가 폭이 커 은행들이 호실적을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화되면서 대출로 인한 실적 향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중은행은 중도금 등 집단대출 금리를 일반 주담대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반 주담대 금리가 2% 중반까지 내려서던 3~6월 사이 국민은행도 15곳 중 11곳에 3%대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도 아파트 8곳 중 7곳에 최대 3.9%까지 3%대 금리를 적용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 다변화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보여준 올해 3분기 비이자 이익은 각각 전분기보다 32.7%, 29.5% 감소했다. 국민은행 누적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줄어들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심화되고 있어 여신 성장만으로는 꾸준한 수익 개선을 이어가기는 어렵다"며 "비이자수익과 비용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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