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성장 바탕 원유수요 증가 세계적 선도 국가로
유가 시장도 50달러 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뉴노멀’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한 인도가 향후 유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인도 석유부 산하 PPAC에 따르면 8월 인도 원유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늘어난 1881만톤으로 집계됐다. PPAC에 따르면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치다.
최근 자동차 등 교통수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이에 따른 휘발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정유업체들이 원유 수입량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8월 인도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경유 소비량은 13% 늘었다.
이민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구 13억명을 보유한 인도는 원유 사용량 중 80%를 수입에 의존한다"라며 "최근 인도 내 자동차, 트럭, 오토바이 판매량이 증가해 휘발유, 디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인도 시장은 최고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으로 원유 수요 증가를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이 3.2%에 머물렀지만 인도는 7.2%를 기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와 다음해에도 경제성장률 7.6%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원유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에너지에스펙트는 인도의 하루 평균 원유 수요가 올해 40만배럴, 다음해에는 20만~3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도가 2040년까지 원유 수입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영 연구원은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인도는 중국을 뛰어넘는 원유 수입국이 될 것”이라며 “인도는 최근 이란에서 전략비축유를 수입하는 등 ‘석유 안보’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인도 내 원유 수요가 늘자 에너지업체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유업계 투자가 줄고 있지만 인도 시장에서만큼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인도국영석유기업 IOC는 2022년까지 원유 생산능력을 30% 늘리기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 정유업체 BPCL도 2022년까지 67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정제설비 생산능력을 62%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정유업체 BP는 최근 저유가로 인한 실적 악화로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2014년 230억달러에서 올해 170억달러로 줄였지만, 인도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11일 BP는 인도에 주유소 3500개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