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두각·신한 리딩뱅크 명맥 이을 듯

 

왼쪽부터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사진=뉴스1

 

최근 은행권 수장들이 새 전략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경영 실적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전문가들은 4대 지주사들이 3분기 당기순이익 1조7518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지난해 3분기 1조6632억원보다 5.3%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신 보고서에서 “시중은행들이 한계기업들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고 대출 수익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중 하나금융지주가 가장 돋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하나금융지주 당기 순이익을 3328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동기 2548억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증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 총 여신은 2분기 대비 1.6%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화 강세로 500억원 외화환산익도 발생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3분기 실적발표일은 21일이다.

하나금융은 통합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 출시로 현재까지 700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끌어모았다. 하나 멤버스 가입유치 과정에서 직원들이 실적 압박을 받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리더십은 지난 9월 통합 노조 선언 이후 탄력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범 금융권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 안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를 통합하겠다"며 "임금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해서라도 연내 과제를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20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에도 6000억원을 웃도는 당기순이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그러나 4대 지주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신한금융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6077억원이다. 케이블 방송사 딜라이브 출자전환으로 100억원의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 등 여신이 3% 내외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 14일 열린 임원∙본부장 워크숍에서 “한국 경제와 기업들이 처한 여건이 무척 어렵고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을 펼쳐가기 위해 모든 면에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전체 임직원에게 자율출퇴근제를 의무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직원의 생활패턴과 업무형태에 맞는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은 엉클조라고 불리며 직원 개인의 행복과 성과의 균형을 맞출 줄 아는 '맏형'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 행장 취임이후 신한은행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 3447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 3223억원 보다 6.62% 증가한 수치다. 삼부토건 여신 1640억원을 매각하며 부실채권(NPL)비율이 떨어질 전망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직접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관장하며 지분 인수자를 찾았다. 지금 5번째 민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투자자 실사가 시작됐다. 지난 9월 진행한 우리은행 투자의향서(Lol) 접수에는 18곳이 몰렸다. 투자자들이 밝힌 지분 매각규모는 82~119%에 달한다. 당초 공고했던 규모 30%를 훨씬 웃돈다.

21일 실적을 공개하는 KB금융지주는 3분기 4658억원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71억원보다 14.4%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손해보험, 증권사 인수로 그룹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됐고 지배구조가 안정돼 분기당 5000억원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ISA)판매 금융사중 가장 많은 가입액을 기록했다. ISA출시 이후 타 금융권에서는 깡통계좌 논란이 일었지만 KB국민은행은 128개의 다양한 상품을 접목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과 인수합병 마무리 상태에 와 있다. 한편 KB금융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임기는 정권교체 시기인 내년 11월로 외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말 실적을 발표하는 IBK기업은행 3분기 순익은 29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TV수출업체인 온코퍼레이션에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처지에 놓여 최대 400억원 손실이 처리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수능시험을 앞둔 고객 1000명에게 격려 편지와 응원 선물을 보내고 태풍, 지진 피해현장을 방문해 영업점 직원들을 격려했다. 권 행장은 평소 마더십(mother+ship 합성어)으로 남성중심 금융권을 우직하게 뚫어낸 용장으로 통한다. 한편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노조 파업 저지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권 행장 취임 이후 기초생활 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우대 채용이 전면 폐지됐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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