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코엑스에 체험관 개장…인지도 낮지만 국내 확산 잠재력 간과 말아야
중국 쇼핑몰 기업인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Alipay)가 내국인에게 파고들고 있다. 알리페이는 지난 13일 삼성동 코엑스 라이브홀에 체험관을 개장했다.
18일 만난 현장 직원은 "개장 이후 방문객이 늘었다"면서 "하루 평균 방문객 중 중국인이 20~30명 정도라면 한국인이 20명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알리페이 임시 체험관에선 알리페이 앱을 내려 받은 사용자에게 갖가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2015년 7월 코엑스는 알리페이와 협약을 체결하고 매장에서 알리페이 결제를 가능케 했다.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중국 관광객 대부분은 이미 알리페이 앱을 내려 받아 알리페이 체험에서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알리페이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의 경우 90% 넘는 비율로 알리페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내국인은 한국에서 알리페이 결제를 사용할 수 없다. 체험관에 비치된 설명 팻말도 모두 중국어로 돼있다. 한마디로 알리페이 코리아는 요우커를 대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 사용자가 생기고 있는 데 비해 코엑스 몰 내에서 알리페이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매장 점원들은 삼성페이와 알리페이를 혼동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몰리는 화장품 매장이나 의류 매장 중에도 알리페이 가맹점이 아닌 곳이 많았다.
처음 협약 당시 몰 내에는 200개가 넘는 가맹점이 있었지만 점포 교체 주기가 짧다보니 가맹 계약이 유지되지 않은 곳이 흔하다. 한 코엑스 직원은 “새로 교체된 매장에선 알리페이를 취급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맹 점포가 표시된 알리페이 책자를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리페이의 국내 확산 가능성을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이나 남대문 시장 점포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환전하는 대신 알리페이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내국인이 알리페이를 사용하려면 중국 계좌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나마 대중적인 삼성페이도 최신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라 범용성이 낮다.
이미 한국에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활용도가 낮고 복잡한 본인인증 절차나 외환거래법 때문에 사용하기가 어렵다. 핀테크 산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도 아직 본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페이가 중국 관광객 수를 활용해 한국에 가맹점을 늘린다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텐센트는 위쳇페이를 한국시장에 진출시키면서 다양한 국내 사업자들과 제휴하고 있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이 앞 다퉈 알리페이와 위챗페이(WeChat Pay)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제휴를 체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사업자들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장 국내 시장에서 중국 고객을 뺏긴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내국인에게까지 서비스가 침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판”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