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과잉속 세계 각국에 수입규제 확산…철강 수출도 3분기보다 부진 전망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산업의 4분기 전망도 여전히 흐린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공급과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중인 가운데 인도, 태국, 대만 등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분기 철강 수출 전망 역시 지난 3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철강 산업은 ‘흐림’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매우 좋음), 구름조금(좋음), 흐림(어려움), 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표현된다.
철강산업이 흐림으로 표현된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가동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 제품의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도 3분기보다 더 어두운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규제 및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수출채산성도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의 2016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조사에 따르면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 부문 EBSI 지수는 93.7로 3분기인 99.3보다 더 떨어졌다. EBSI는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업체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출여건이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면 100보다 커지고, 그렇지 않으면 100 아래의 숫자가 나온다.
4분기의 철강 수출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수입규제 통상마찰과 수출 채산성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철강의 수입규제 통상마찰 지수는 3분기보다 더 떨어진 상태다. 3분기에는 90.5를 기록했지만, 4분기로 들어오면서 88.0으로 부진함을 나타냈다.
올 들어 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반덤핑 판정이 잇따라 내려지면서 수출에 급제동이 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도, 태국 등 동남아에서도 반덤핑 판정이 내려졌다.
미국은 지난 8월 포스코산 열연강판에 61%에 달하는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했으며 최근 이를 최종 결정했다. 인도 역시 같은달 포스코산 열연강판에 대해 45~55%의 예비 반덤핑 관세를 결정했다. 태국도 최근 국내산 스테인리스 강관과 튜브에 대해 반덤핑 과세를 부과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철강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현재 한국산 철강재는 19개국에서 77건이 규제 또는 조사중인 상황”이라며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철강을 비롯한 주력 수풀품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상라인을 총동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출액 증가와 순익 증가도를 나타내는 수출 채산성도 4분기에 악화될 전망이다. 철강 제품의 3분기 수출 채산성은 89.9였지만, 4분기에는 84.5로 감소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수출애로사항으로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6.4%)와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4.6%)을 꼽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중국산 공급과잉이 해결되지 않는 한 철강산업의 기상도는 계속해서 흐릴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보호무역 주의도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야만 철강산업이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