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결함 아닌 제어 칩 등 다른 문제일 수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부실 인증도 도마 올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결국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결국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폭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리콜 초기 성급하게 배터리 문제로 결론을 낸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하는 듯 삼성전자는 더욱 신중을 기해 원인분석을 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가장 심각한 경우 중 하나로 휴대폰 배터리 관련 부분을 제어하는 칩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꼽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충전 등을 관리하는 칩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공급했는데 이 칩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면 문제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당초 리콜 초기엔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삼성SDI 배터리가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중국 ATL배터리를 탑재한 교환제품들도 폭발 사고를 일으키면서 폭발원인이 배터리 부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다른 폰들에게선 폭발 문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한다. 배터리 자체보다 그 외적인 요소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설계 결함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이 설계결함이라고 주장했다. 또 배터리 용량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려 배터리 내부 분리막, 음극재 등의 간격이 좁아진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이번 폭발과 관련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부실 인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에 대해 10월 4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자국이 언제 눌려졌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눌린 자국이 있기 때문에 (외부 원인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이런 부실한 검증이 삼성의 국제적 신뢰도까지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성급한 원인 규명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이 계속되자 성급히 배터리를 폭발 원인으로 규정짓고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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