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지표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부채비율 높은 기업도 요주의 대상

중국 경제가 국내외 증시에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단종 사태로 상승 동력을 잃은 국내 증시는 하락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전체적인 경제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산업,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가 세계 증시의 암초가 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는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5.26포인트(0.25%) 하락한 18098.9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63포인트(0.31%) 낮은 2132.5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69포인트(0.49%) 내린 5213.3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중국 경제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영향을 받았다. 전날 중국 정부는 9월 수출이 달러 기준 지난해 대비 10%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수출 지표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모두가 개선될 것이라 예상했던 수입이 1.9% 줄었다는 점이다. 글로벌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뒤집혔다. 다시금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다. 지난 3개월간 국내 증시는 대형주 위주의 상승을 해왔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금융주, 제조업종이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070선까지 오르면서 박스피를 탈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연기된 상태에서 국내 증시 상장사의 3분기 실적만 뒷받침한다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악재를 맞으면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약해졌다. 삼성전자를 사들이며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일과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각각 3359억원, 55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형주만 놓고 보더라도 외국인은 10일부터 12일까지 1조694억원어치를 팔았다. 작은 충격에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거시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해야한다. 중국 기업들의 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은 까닭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 부채 규모는 18조 달러(116조3000억 위안) 수준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60%대로 한국(105.9%), 미국(71.6%), 일본(100.5%)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부실채권 출자 전환 등으로 중국 기업의 부채 비율을 10 ~ 20% 떨어뜨리겠다고는 했지만 언제든지 중국 기업발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은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부진한 중국 경제 지표가 국내외 시장의 암초가 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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