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물량도 줄여…당초 기대했던 재무 개선 효과 퇴색
기관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뒤로 미뤘던 두산밥캣이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 이번에는 공모 물량을 줄이고 희망 공모가도 대폭 낮췄다. 공모로 인한 자금 유입도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두산밥캣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0일 당시 진행 중이던 기업공개(IPO)를 증권신고서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만이다.
두산밥캣은 지난번 수요 예측 결과 등을 반영해 공모 물량과 희망 공모가를 조정했다. 공모 물량은 4898만1125주에서 3002만8180주로 크게 줄였다. 공모 물량은 외부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보유한 지분 16.5% 전량과 두산 지분 13.5%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도 주당 2만9000∼3만3000원으로 대폭 낮춰 잡았다. 종전에는 주당 4만1000∼5만원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설정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기준으로 상장하게 되면 두산그룹은 3900억∼4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기업공개에서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전량 매출해 5400억원에 이르는 재무개선 효과를 추가적으로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당 지분에 대한 연 6.9%의 배당 부담도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공모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1조원 이상의 상장 효과가 사라지는 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모가 밴드대로였다면 두산그룹에 최선의 결과였겠지만 물량이 줄고 공모가가 낮춰지면서 초기의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아졌다”며 “그나마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