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 미국 12월 금리 인상 부담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98%는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한국은행 10월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성장둔화 우려가 금리 인하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금리 인하에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부채)비율 문제가 논의됐다. 한 금통위원은 "GDP대비 신용 비율이 장기추세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 비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6월말 기준 GDP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95.7%로 역대 최대였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월 말 191.2%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에는 194.4%까지 치솟았다.
민간신용 비율은 가계 대출금, 외상구매, 기업 금융권 대출금 등 가계와 기업 부채를 모두 합한 개념이다.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 90%로 전년동기보다 4.3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부채의 GDP대비 비율은 같은기간 106.9%에서 105.7%로 떨어졌다.
한은이 공개한 201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서도 올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만 54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한은이 12일 발표한 2016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도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1000억원이 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견조한 주택거래와 꾸준한 집단대출 취급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9월 주택담보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하며 9월 기준 지난해 6조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1만호 이상 거래를 이어갔다.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한은에 주택시장 분석 강화를 요청했다. 한 금통위원은 "미국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연준 등 많은 보고서에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우리나라 금융 상황을 분석할 때 큰 문제가 없다는 관점보다 어딘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 역시 현재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했을 때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현 상황에서 적합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 총재는 9일 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의 통화정책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이다 보니 선진국처럼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기엔 환율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언급했다.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부담이라는 평가가 있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일본은행과 ECB등 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는데 따른 불확실성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