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조기 단종 사태에 이통시장 대혼란

1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에 갤럭시노트7 판매·교환 중단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 사진=뉴스=1

 


폭발 논란을 일으킨 삼성 갤럭시노트7이 결국 조기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선 유통점과 제조사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이통사들과 협의해 갤럭시노트7 판매 및 교환 업무를 중단하고 13일부터 제품 교환 및 환불 업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리콜 제품마저 계속해서 폭발사고를 일으키자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팔려나간 갤럭시노트7은 판매 수량이 모두 180만대에 이르는 만큼 사태 수습 과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 각각 대책회의를 열고 전용상담창구 마련 등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고객들이 단순 교환이 아닌 환불을 요청할 경우 지급했던 장려금 처리 문제 등으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삼성전자가 사전 협의 없이 리콜 계획을 미리 발표한 것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일선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유통점들이다. 이들은 그야말로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책임은 없으면서 뒤처리를 떠맡게 된 현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10년 째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인사는 “갤럭시노트7을 팔지 않았으면 얻을 수 있었던 기회비용과 여기에 교환업무로 인한 고객 불만을 덤으로 들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노가 치민다”며 “향후 삼성의 대처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경쟁관계에 있던 제조사들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적지 않은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됐다. 겉으론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지만 이미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7과 LG V2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V20을 출시했고 애플은 21일 아이폰7을 국내에 선보인다.

일단 V20은 아이폰7이 상륙하기 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이탈 소비자들을 적극 끌어안을 계획이다. 초기엔 음악 마니아를 위한 폰 정도로 여겨졌으나 갤럭시노트7 사태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아진 만큼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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