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부진…최근 맥스 생맥주 회수는 악재
올해 주류업계 최고의 관심사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1위 탈환 여부였다. 2016년이 채 석달도 남지 않은 현재까지 실적은 좋지 않다. 일부 제품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맥스 생맥주 회수에 나선 점도 악재다. 12월에 나올 공정거래위원회의 맥주 시장 경쟁 촉진방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12일 주류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소주 부문에선 기대 이상 실적을, 맥주 부문에선 부진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거액을 투자해 신제품을 출시해도 실적 회복이 더디다. 하이트진로는 4월 기존 대표브랜드인 하이트를 전면 교체한 ‘올 뉴 하이트’(All New hite)를 내놨다. 당시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년 만에 이름 빼고 모든 것을 바꿨다”고 밝혔다.
회사 경영진도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출시 기자간담회에 나선 김인규 사장이 “시장을 1∼2년 안에 뒤집을 수 없으므로 계획대로 올해를 보내면 1위 탈환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3분기 실적을 전망하는 증권가 분석에서도 맥주 부문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주판매 호조와 신제품 효과 등은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국산 맥주시장 침체 속 판매량 감소와 고정비 부담, 빈병 취급수수료 인상에 따른 원가 약 20억원 증가, 마케팅비용 투입, 임금 인상 영향 등이 수익성 향상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맥주매출은 7~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맥주 3사 기준 매출액은 7월 누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개별 맥주브랜드 매출 성적이다. 하이트진로 내에서 맥주 매출액은 8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하이트 브랜드가 차지한다. 올 뉴 하이트의 성패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이트 브랜드 마케팅 방안도 다양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한정판을 냈다. 내수 시장 뿐 아니라 국내를 찾는 해외 관광객을 노린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한류 우호 정서가 강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아직 올 뉴 하이트 출시가 6개월에 불과해 성패를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 맥주의 의미 있는 점유율 반등이나 물량 하락폭 축소가 가시화할 경우 2017년에는 기저효과를 노릴 수 있어 향후 영업 실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하이트진로를 둘러싼 대외이슈가 하필 맥주에 집중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생산된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맥스 생맥주 제품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생맥주를 보관하는 용기인 ‘케그(Keg)’의 부속 중 내부 밀봉용 패킹에서의 불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맥스는 하이트에 이어 2번째로 매출규모가 큰 브랜드다.
일단 하이트진로 측은 자발적 회수와 교환조치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장기보관 시 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거 및 교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맥주시장 대책’이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공정위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6 주요 업무 현황’을 발표하면서 오는 12월 맥주 시장에 대한 종합적인 경쟁촉진 방안을 마련하고,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8월 30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중회의실에서 맥주산업 시장분석 연구용역 결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분석 보고서에는 “국내 맥주는 맛이 없고 종류도 단순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경쟁촉진 방안을 모색해 질 좋고 다양한 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쓰였다. 12월에 나올 대책도 이에 근거해 마련될 듯하다.